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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되어야 생존하는데..

각자도생 의미는?

by evan shim


공동체로 살아나을까, 소멸될까 –


한국사회가 점점 통합이 안되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근래 고질병인 학폭사태를 보며 한때 공정에 대해 그토록 화를 내던 젊은 층이 별로 큰 관심이 없어 보여 더 야릇하게 느껴진다. 이때의 침묵은 절대 황금이 아니데도..


미국 해병대에서는 유별난 방식으로 자기소개를 한다. 각자 자기 이름, 출신을 말하게 한다. 신병들은 각자 씩씩하게 자기를 소개한다. 하나하나 모두 이름과 출신지역을 말한다. 말하자면 “산초 헌팅턴, 네바다 출신입니다” 식으로 말한다. 그러면 교관이 알았다는 듯이 말한다. “그래, 우리는 모두 같은 지역 출신이다. 그렇지?, 제군들”. 신병들은 일순 이해가 잘 안 되니 혼란되어 대답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러면 교관은 다시 고쳐서 말을 한다. “우리 모두 같은 출신이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 모두가 미국인이다. 안 그런가?” 그러자 모든 신병들은 “예 그렇습니다” 하고 큰소리로 합창하여 대답한다.

이는 해병대 병사들의 통합과 일체감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의식이다. 최근 사법권력을 조금 쥔 아버지를 믿고 아들은 학급 친구에게 심한 언어폭력을 사용했다. 한 가족이 나쁜 영화의 주연, 감독을 통째로 한 케이스이다. 더 진전된 동료학대 이야기는 논외로 하자.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소위 학폭사태의 일부분이다. 이렀게 타인을 학대하고 동료의 마음에 큰 질곡을 만드는 것과 미국 해병대 교관의 이야기는 조직의 성숙도와 화합이라는 공동의 목표와는 정반대 케이스이다.


공동체 조직은 팀 구성원들이 제 역할을 다 잘했을 때 성공적인 목표에 근접하는 것이다. 옆에 있는 동료를 물리쳐야 할 경쟁자로 인식하는 의식을 가진 조직은 결코 서로를 이끌어주지 못한다. 공동체는 함께 살아야 할 상호 협조자의 울타리와 같다. 주위에 있는 친구를 공동체의 일윈이라 여기지 않고 상호 적대시하는 피해는 또한 반대로 돌아오는 것이다





상호 적대하여 망하기도 하고 반대로 화합하여 성공한 역사적 실례 몇 가지만 찾아보자.


1. 중세 베네치아 공국은 향신료교역을 중심으로 첫 번째로 성공한 해상무역의 강자였다. 그들은 주위에 게노아. 피사. 나폴리, 피렌체 등과 상호 연합하여 세력을 합치기보다 서로를 해상패권의 적으로 간주했다. 그들이 연합을 멀리한 대가는 더 강한 해양세력인 네덜란드에 해상패권의 바통을 넘겨주었다. 그 후 그들을 다시 재기하지 못했다.


2. 유럽대륙의 지도를 보면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불세출의 강대국들이 대부분이다. 왜 점점 지금처럼 쪼그라져 들어갈까. 여러 가지 대내외적 정치외교 환경 탓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본 일부의 견해는 그들의 유럽 공동체를 하나로 봐야 상호의 이익을 편승할 수 있는데 이것을 소아에 휩쓸려 기회를 망실했다. 그리고 이제 철 지난 EU라는 공동 이익체를 만들었다. 100년 200년 전에 시도했어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공동체보다 자국의 이해 중심이다. 더구나 영국은 철수했다. 영국은 divide and rule의 창시자이다. 근데 정작 그들은 자기 자신의 경우에도 역으로 당하고 있었다.


3. 이차대전 당시에 국제연맹 가입국수는 기껏 60여 나라 정도였다. 지금 전 세계 국가 수는 약 230여 국가이다. 초기 아프리카 지도를 보면 대륙에 국가가 몇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은 계속 번식을 좋아하는 세포처럼 분할되고 나누어졌다. 그리고 세계는 지금도 분할로 진행형이다. 글쎄 나누어짐이 항상 좋은 것일까. 부가 충만해도 도시국가는 영원히 도시국가로 남는다. 국제무대에서 소국은 발언권이 아주 작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걸까.


4. 근대 국가 중 가장 분열하지 않고 성공한 국가는 미국이다. 여러 가정을 해 보자. 만일 미국이 독립시기에 세력을 펼쳤던 유럽제국이 계속 영향력을 유지했더라면, 만일 여러 나라가 미국에 토지를 팔지 않았다면, 만일 남북전쟁이 계속 오래 끌어 남북이 분할국가가 되었다면, 만일 멕시코가 계속 세력을 가졌으면 미국의 남부주들이 미국영토로 남았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여러 생각이 든다. 아마 그중 하나라도 달리 되었다면 지금의 미국은 3류 지역국가로 남았을 것이다.





지금 한국은 공동체 분할 일보 직전이다. 힘을 합치고 화합을 해도 될까 말까 하는데 이념과 팩션. 게다가 이익중심으로 나뉘고 헛된 논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미래 성장보다는 그들 권력 중심으로 개인이 가정관리 하듯 운영한다. 지금은 안 그래도 인구절벽, 고령화. 보호무역. 안보위기 등으로 미래에 국가가 나아갈 방향이 우상이냐 우하냐를 결정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인데 미래를 불확실하게 하는 안갯속이다.


가족이나 회사 사회 국가가 상호 화합하지 못하고 주위에 있는 동료들 적으로 간주하는 한 국가의 미래는 아주 어두워진다. 위에서 몇몇 사례로 든 역사적 산 교훈은 아주 작은 집단의 소아에 의해 궁극적으로 국가 미래를 망친다는 실증된 증명이다. 한번 잘못된 길로 가다 망친 미래를 다시 살리는 데는 또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망가지면 다시 살아나는데 정신 차리면 수십 년, 정신 늦게 차리면 수백 년이 걸리는 것을 왜 모를까 하는 생각이다. 아주 가까운 우리 주위나라의 예를 보자. 일본은 80년대부터 잃어버린 30년이 계속 진행 중이고, 중국은 아편전쟁 당시 망가진 경제 패권이 돌아오는데 200년이 걸렸다. 더 많은 실증적 예는 차고 넘친다. 종이가 부족할 정도로 많다.

서두에 말한 미국 해병대 같은 일체감 사례는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그들을 뭉치게 한 이야기이다. 200년 동안 성공한 조직 스토리이다. 선택은 하나이다. 어느 길이 사는 길 혹은 죽는 길 인지를 알아야 한다.



PS. 옛날에 사회책을 공부할 때 들었던 리바이어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주장된 이야기의 시기는 16세기이다. 그때는 인간이 자기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기적 존재로 남아야 생존이 가능한 시기였다. 타임머신을 타야 하나. 21세기 대명천지에 만인에 대한 투쟁을 하기에는 벌써 5세기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우선 나부터 반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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