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식 백반
토요일 아침, 8시가 훌쩍 지난 시각.
딱 십 분만 더 자고 싶은 소녀를 깨우던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모서리마다 부딪히는 아빠의 청소기 돌리는 소리, 아침밥에 대한 사명으로 도마를 때리던 엄마의 칼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주말 아침의 낯선 고요함에 절로 눈이 떠졌다.
"엄마, 아빠! 아직 자?"
안방에 있던 엄마는 내 소리를 듣고 달려 나왔다.
"왜 벌써 일어나? 더 자. 누워 있어."
게으름을 타박하던 엄마가 갑자기 더 게을러지라고 나의 등을 떠밀었다. 내가 침대에 누워 턱끝까지 이불을 올려 덮은 뒤에야 엄마는 안심하며 내 방을 나갔다. 그제야 칼질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10시가 다 돼서야 숟가락을 들었다. 아빠는 굴비의 통통한 배를 갈라 노릇하게 익은 알을 꺼내 내 밥 위에 올려 주었다.
"많이 먹고 또 자. 어지러우면 바로 눕고."
그날부터였다.
우리 집의 아침 식사 시간이 미뤄진 것도, 나의 게으름이 부모님의 기쁨이 된 것도.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어야 합니다."
전지전능하신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
열네 살 소녀는 세 살 아기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