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맑음

by 반보반보

비가 내린다.

창밖은 흐리고, 빗소리가 마음 깊은 곳을 가만히 들춘다.

맑은 날엔 숨겨 두었던 감정들이 비를 맞고 고개를 든다.

사실 난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싫다.

벌이라도 받은 듯 17년째 이국의 파란 하늘을 마주한다.

문득, 그림 같은 하늘에 또 빨려들까

안간힘을 쓰는 나를 본다.

그리고 파란 하늘에 흰구름을 흐뭇하게 보는

또 다른 나를

이 비는 소리로 토닥인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나를 꺼내 보여주는 비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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