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치 않은 대화 조각들
유독 그 사람과 통화한 날엔
하루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그 사람과 통화한 뒤부터 괜히 기분이 뒤틀린다.
별말을 들은 것도 아니다.
어쩌면 너무 평범한 안부였고,
익숙한 투정이었고,
늘 듣던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사람과 통화를 마치고 나면
마음 한켠에 먼지가 켜켜이 쌓인다.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 찝찝함.
개운치 않은 잔상.
마음은 곧잘 기억한다.
말보다 더 많은 걸,
톤보다 섬세한 결을.
유난히 그 한 사람만 그렇다.
잘 안 맞는 옷을 억지로 입은 듯한 답답함.
차라리 몰랐을 때가 낫었겠다는 생각이 스치고
그 사람과 통화한 내내..
‘내가 이상한 건가?’
한참을 곱씹어본다,
또 연락이 오면
또 받아버릴 것 같다.
습관이란 건 참...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통화 안에 갇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