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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세월의 뒤안길 - 추억 소환 25

by 조영미

반달 해맑게 웃는 남쪽 하늘이건만
달무리 지는 하늘은 찬 손처럼 시리다
빛 잃은 나무 사이로 달빛이 흐르고
빛 고운 운동장에 갈잎은 덧없이 흩날린다.

고개 들어 하늘 보니
하나, 둘 슬프고도 푸른 별이 반짝이며
내 물기 어린 동공에 내려앉는다.

저 멀리, 하늘 멀리 별들에게
내 마음 전할 길 없어 한없이 걸어가면
잠자던 낙엽이
내 서글픈 마음 알고
같이 서걱이며 소리 내어 준다.

이 가을 자유의 몸인데
날개 펼치지 못하고
가을에 젖은 낙엽처럼
젖기만 하려는지

저 산마루 단풍들은
진양조 가락으로
붉은 물결 넘실거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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