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뒤안길 - 추억 소환 34
그대 幻影을 더듬으며
내 모든 것 다 가져가오
내 혼은 없고
몸뚱이만 비틀거리다
내 눈물 머금은 구름 되어
한 없이 떠돌다 또 가리요
송림사 계곡 따라
잔설 쌓인 길을 걷는다
아련히 들려오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밤바다에 푹 빠질 듯한
육중한 무게와
물속 깊이의 선율
낙엽 파도를 타며 가락을 짚어본다.
툭 툭
그대 발자국 소리 같은 음률
샛 노랗게 피어오르는
저 노련한 선율의 음표들
낙엽의 음표 또르르 굴러가고
나목이 가냘픈 몸으로 춤사위하며
속내 세포도 감흥에 흔들려 어쩔 줄 모른다.
문득 하늘 올려본다
내 가슴에 안기는 코발트빛 물바다
그 속에서 꿈인 듯 뒹굴다
끝없이 몸 굴리다가
한 순간 펑하고 터져 버릴까 봐
그런 꿈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와르르
산에 안기는 소리
그대와의 모든 것이
겨울 산에 음악으로 가득 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