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은 입이 없으니
스티브 잡스, 경이로운 인간
이제 당신의 평전을 덮고
내 이름을 당신에게 줍니다
wonder Jobs!
군더더기 없이 생에 집중할 수 있었던 잡스
죽음을 통과해버린 어마어마한 아픔을 제것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병리와 증오로 굳어버릴 공포와 불안을 힘으로 부려 썼다
파멸을 향해 활짝 열린 자기혐오의 문을 단호히 닫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자 뚝, 끊고, 잘라냈다
죽어도 괜찮아, 그게 사는 거야, 뚜벅뚜벅 나아갔다
그래서 지구 사람들이 그를 충분히 듣고 먹을 수 있었다
태어나면서 버려졌던 아이인 그가 다시 자신의 첫아이를 버리게 되는
그 지독한 반복만큼은 아닐지라도
슬픔을 걸식하지 않은 창조는 없는 것!
아무렴, 그래서 우리는 밥을 먹는 거야
그는 오롯이 살았다
참 잘했다. 못한 것도 잘 했다
못남 없이 잘남도 없는 거야
아래위로 거꾸로, 안팎으로 뒤집어봐야 해
그것들은 서로의 그림자인걸
등을 대고 붙어서 그림자를 공유하지만, 둘로 보이는 하나
언제 어떤 게 더 좀 필요해서, 더 좀 땡겨서 사용했을 뿐
왜 그랬는지야 누가 알겠나, 생生은 입이 없으니
내 입이 없으니 남이 말하지만 그건 공기방울이지
그러니 내 입으로 내 말로 나에게 똑똑히 말할 수 있어야지
잡스 말고 이제 우리, 자신으로 더 좀 살아보고 싶은 우리들 모두
고춧잎 무침을 한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몰랐다
코를 관통하는 매콤한 향내를 내가 조물조물 무치게 될 줄 정말 몰랐어
요리 보고 조리 보며 학수고대한 수박은 15센티로 끝인가 보다
수박에 뚫린 구멍들은 무엇이 쪼았을까, 뻐꾸긴가
뻑뻑히 저리고 아리도록 몇 달 우는 저 새가 뻐꾸기 맞지
노래다, 노래 듣자 하고 아무리 기를 써도 노래 아닌 울음이다
구멍 난 수박 따서 탁자에 올려놓았다
뻐꾸기 가슴이라 생각하자
잡스의 것일지도 몰라, 세상의 잡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