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리운 피앙새 첫사랑 벨라와 함께 있었다
오랜만에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 봄 꽃 가꾸기 이제 그만하고 미술전시회 나들이 가볼까? 샤갈전 보러 갈래?
얘! ,, 인생은 여행이라잖니? 응 , 그래 그렇긴 하지!"
샤갈은" 하늘 위를 나르는 그림이 많아서 비현실주의자 같아서 , 좀 그렇긴 해~" , 학창 시절, 미술시간에 감상문 적어 내었던 기억이 났다 "나에게 느껴지는 샤갈은 어지러운 비현실주의자'라고 적어내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언니와의 통화 내내 시간약속이 어려웠다 긴 통화를 끝내고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으로 갔다 어두운 전시실에서. 샤갈의 목가적인 고향마을이 내 눈 속으로 들어오며 환희의 순간으로 다가왔다 가끔씩 내가 소장하고 있던 오래된 세계미술문고집 47편(금성출판사) 다시 보는 샤갈의 고향마을과 벨라와 그들의 딸 "이다"가 함께 하늘을 나르며 나를 마중 나오듯 다가왔다
아름다운 벨라가 그림 속에서 나를 반겨 주듯 다가왔다
샤갈은 작은 고향마을,.. 러시아(지금의 벨라루스) 비테프스크에서 1887년 유태인계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전통적인 유대문화와 동유럽 민속이 어우러진 어린 시절을 보내며 고향 비테프스크의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유대교 전통과 축제는 평생 그의 그림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주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 샤갈이 벨라를 처음 만난 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고향 비테프스크를 방문했던 1909년이었다
우연히 친구 집을 들렀다가 눈부신 검은 눈동자의 소녀 밸라를 처음 보게 되었다
"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는 그녀의 눈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치 하늘을 걷는 것 같았다""라고 그는 말하였다 벨라와의 첫 만남은 샤갈의 인생을 바꾸는 순간이었다
그는 벨라를 자신의 영혼이고 뮤즈이며 천사라고 불렀다 그 둘은 예술과 문학, 유대 전통을 나누며 깊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곧 시련을 겪게 되었다 샤갈이 미술 유학을 위해 프랑스로 떠나면서 두 사람은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다 그리움이 깊어질수록 샤갈은 벨라를 그림 속으로 불러들였다
하늘을 나는 연인,ㅡ꿈꾸듯 부유하는 커플... 벨라와의 사랑을 이야기하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그림은
"생일(The Birthday)"이다
이 그림은 그들이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시기에 그린 것으로, 샤갈이 벨라의 생일을 축하하며 그린 작품이다
그림 속 샤갈은 공중을 날 듯 몸을 비틀어 벨라에게 키스하고 있고, 그녀는 평온하게 꽃다발을 안고 있다
샤갈과 밸라는 1915년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고 세계대전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함께 견디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벨라는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 First Encount (처음 만남)를 출간하며 샤갈과의 사랑을 글로 남기기도 하였다
하지만 1944년, 미국 망명 시절 벨라는 급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샤갈과벨라의 사랑이야기가 그림 속 곳곳에 애절함으로 점철되어 온 곳에 녹아 있었다
성경 속 사랑이야기는 순수함 그 자체로
시대를 초월해서 같은 메시지를 주지만 현대의 사랑에는 주고받는 약간의 조건이 따르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전략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순수함이 주는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샤갈은
벨라와의 사랑 안에서 기쁘고 황홀했던 순간들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었지만 벨라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 한 이별 후 한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다시 행복했던 시간은 딸 '이다'가 샤갈에게 큰 힘이 되어주며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주로 성경 속 이야기와 유대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보이는 그림에서 "화가"라는 직업에 더 충실히 살아가는 삶을 보여 주었다 그는 화가로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딸 '이다'의 격려와 도움으로 다시 용기 내어 그림을 그렸던 모습에서 잔잔한 경의와 함께 그 의 그림 인생에 감동을 더 하게 되었고 샤갈의 그림을 더욱 세심하게 감상하게 되었다 나는 갤러리에서 그와 함께 추억의 그림을 향하여 그의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으로 돌아가서 그와 함께 걸어 다녔다 마치 하늘을 날 듯 상상속에서 그때 그시절 사람들, 그들과 함께 걸어 들어갔다
" 사랑은 모든 색 보다 더 강한 것이다"
라는 말을 남긴 샤갈은 1985년 3월 28일 97세의 나이로
프랑스 생 폴 드 방스(Saint Paul de Vence) 자택에서
고요하고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
잇사카르지족(오른쪽) 나후타리지족(왼쪽)
샤갈의 인생 마지막 그림을 둘러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나는 마음 한구석에 커다란 한 사람의 인생과 사랑의 울림이 크게 울려 퍼졌다
#참고 문헌,
세계미술문고 샤갈 편
# 예술의 전당 "샤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