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들의 노랫소리에 눈에 눈물이 고였던 친구
오늘 아침도 무척 덥구나!
입맛이 없어서 식탁 위의 노란 참외를 '우왕' 깨물었다
노랗고 달콤한 과즙이 흘러나왔다
비록 자취는 하고 있지만
도시의 집으로 초대해 주었던 도시친구들이 고마웠다던 친구가 생각난다 그 답례로 그녀의 참외 밭으로 반친구들을 초대하였던 친구
그녀는 집안의 맏딸로 태어나서 책임감이 남달랐다
도시의 삯을세 셋방 한 칸에서 살아가고 있던 친구가 생각나는 늦여름의 아침이다 친구들 앞에서
당차게 자기소개를 하였던 참외밭의 소녀는 철없는 어른 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옹기종기 팔 남매가 모여 참외 밭 초가에서 부모님 합해서 열식구가 행복하게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참외농부'라고 자기소개를 하였다
가끔 참외 밭으로 반 친구들을 초대하였다
친구네 마을의 여름풍경은 온통 노란 참외 밭이었다
노란 참외밭 위로 예쁜 산새들이 날아다녔다
더위에 지친 도시의 반친구들을 돌아가며 참외밭으로 초대했던 친구가 생각나는 '8월의 여름 한가운데'에서 이 글을 쓴다
참외 밭에 도착하자 소녀는 아낙처럼 소리를 질러대었다
"꽥꽥"질러대었다
"훠어이, 훠어이"
" 멀리 머얼리 날아가거라"
"참외 밭 지켜야 해
"훠어이! 훠어이!
"참외 밭 지켜야 해! "
"바쁜 부모님의 일손 들어드려야 해"
"산까치와 부엉이들이 날아오면 안 돼"
"쟤들이 참외가 익어가면 부리로 쪼아서 제일 먼저 맛을 본단다"
"도시친구들에게는
참외 밭 언덕으로 날아드는 텃새들이 이뻐 보이겠지만
나는 무척 구찮고 싫어 "
예쁜 산까치와 부엉이들이 특히 더 얄미워 죽겠어
낮 에는 산까치가
밤에는
부엉이가 날아오는 참외 밭대기언덕이야기를 들려주던
친구의 모습이 아련하다
얘네들이
나의 등록금이 돼주거든
그래서 나는
여름참외가 달리기 시작하면 봉지를 달아주고 노랗게 익으면 참외밭으로 날아드는 산새들 중에서도 특히
산까치와 부엉이들과 숙명적으로 싸워야 해
그들이 참외를 너무 많이 훔쳐간단다
사람이 다가가 도 그냥 배불리 먹을 때까지 날아가지 않고 사람 약 올리기 일쑤야 나에게는 얘네들이 큰 숙제이고
큰 일이야
종 이 다른 두 녀석들이 참외밭에서의 싸우는 모습이 더 웃기기도 하고 그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기도 해 "텃싸움하는 꼴이 란~^
서로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ᆢ
참외밭이 뭐? 지네들 것이라고
서로서로 우쭐대는 모습이 참외밭농부들을 서글프게 하지
올여름에도 시원한 참외가
수박 못지않게 인기 있거든"
넋두리처럼 참외밭이야기만을 주절대기만 하던 참외밭 친구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언제나 씩씩한 친구였었는데
딸 일곱에 아들 하나인 남동생을 지켜야 한다며
남동생의 보호를 엄마처럼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며 밥해 먹이고 학교 보내기위해 '도시의 학교로 진학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스스로 "시골농부" 라며 자기소개를 했던 똑 부러지던
그 친구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녀의 남동생은 참외밭의 큰 누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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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동창회에 소식을 알려왔다 터키여행을 같이 갈 수 있다고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