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도쿄 여행을 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왜, 둘이 아닌 셋이서 여행을 하게 된 걸까? 아무리 사회가 개방적으로 변했다 해도 쉽사리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아.. 아닌가??) 이에 우선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여기에는 참... 기나긴 고뇌의 대서사시가 있었다는 사실~~~~
지금부터 그 대서사시를 하나하나씩 살펴보는 걸로~~~
시작은 진의 한에서 비롯되었다. 진이 누구냐? 내 친동생이다. 예전에 진과 도쿄 여행을 패키지로 갔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진이 가고 싶었던 곳을 못 갔던 적이 있었다. 보통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 갈 때, 편하고 어디 갈지 등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편히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일정에 얽매여 있어서 조금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는 단점이 있고. 또한, 가고 싶은 곳이 패키지여행 일정에 맞지 않으면 못 간다는 단점이 있지 않던가. 그래서 진이 가고 싶었던 곳에 못 갔었는데 그게 진에게는 한으로 맺혀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진이 가고 싶었던 곳은 어디였을까.
바로, 아키하바라~~~~~
그리고~~~~ 시부야~~~~
마지막으로 신주쿠~~~~
이렇게 세 도시였다. 그래서, 이 세 도시를 가는 패키지 상품을 그 이후에 열심히 알아봤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아키하바라를 일정에 넣는 패키지 상품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그럴만한 게, 주로 여행할 때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 연령대는 나이가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오타쿠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아키하바라를 일정에 넣기에는 아무래도 제약 사항이 있었으리라. 그래서, 고민하던 차에 내가 문득 어머니한테 제안을 했다.
자유 여행으로 가는 거 어때요??
프랑스 파리 여행을 패키지 없이 한 이후로 나는 이제 패키지보다는 자유 여행을 원했던 차였다. 내가 자유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자유로움과 낭만을 내 동생도 똑같이 느낄 수 있었으면 해서 패키지 없는 여행을 권했었다. 패키지를 통한 여행이나 패키지 없이 하는 여행이나 무엇 하나 옳고 그르다는 말이 아니다. 이건 지극히 성향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날 밤에 샤워하는 것과 다음날 아침에 샤워하는 것 중 어느 하나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있을까? 그냥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 갈리는 것이다(그런데 내 개인적으로는 그날 밤에 샤워하는 걸 선호하고, 그래서 신디와 싸움이 잦... 진짜 신디.. 그.. 미안~ 그런 당신을 나는 사랑한다~). 그래서, 이러한 걸 제안했더니. 어머니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거절하셨다.
"그래도 패키지 없이 여행하기에는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되네.."
어머니의 말씀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에이~~~ 진도 이제 혼자 해외여행을 해도 될 나이예요~~ 진작 해외여행 갔었어야 했을 나이인데~~~"
"그래도, 너랑 함께 일본 여행하는데 패키지 없이 하는 건 조금 그렇다.."
네???
네? 저도 가요?
나, 잘못 들은 거지? 이 무슨 자다가 신디가 한강 따라 러닝 하는 소리??? (신디 사랑해~~~ 헤헤) 달리는 지하철 속에서 눈이 휘둥그레진 채 나는 내 귀를 의심한 채 되물어야 했다. 내 기억력이 지금 달리는 도시 철도 소음에 증발한 거 아니지? 환청이 들리는 거 아니지?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씀하셨다.
"그럼, 진 혼자 보내니? 너도 같이 갈 준비 해~~"
허허허 허 허허~ 이 무슨???? 이렇게 갑자기요?? 저까지요? 그래, 전 포스팅에서 언급되었던 누군가의 말 한마디.. 바로 어머니 당신이셨으니.. 어머니~~~~~~!!!!
이렇게 진과 나의 도쿄행은 결정되었고. 이후부터 어머니와 나의 자유여행을 둘러싼 신경전이 한 달 정도 지속되었다. 매일 밤 신디의 통화와 함께 아주 열렬한 삼각관계가 이어졌었다고 한다.. (정말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는 거 같다. 정말로...ㅋㅋ 문득 든 생각인데, 나중에 다른 일로 삼각 관계에 빠질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그렇죠 어머니???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신디 편입니다???)
내 안에서 격렬히 말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패키지는 안돼. 내가 힘들어. 제발... 나도 이제 자유여행 하고 싶단 말이야~~~~!!!!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패키지 여행사를 안 좋게 보는 거는 아닙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도 패키지 여행사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디까지나 제 여행 성향이 패키지보다는 일정에 얽매이지 않은 여행을 추구하는 P에 알맞은 여행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ㅠㅠ)
그렇게 어머니와 아주 유쾌한? 대화를 한 달간 하다가 느닷없이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고 말았다.
그럼... 신디랑 셋이서 같이 가면?
어? 뭐라고? 내가 방금 뭐라고 했지? 신디? 신디는 왜 갑자기? 멀쩡히 일 열심히 하는데 왜? 내가 왜 그랬지? 그런데, 신기한 건 어머니의 반응이셨으니.
어? 신디하고? 그래 그럼~
너무 쿠.. 쿨하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왜 저랑 진 단둘이 간다고 할 때는 안된다고 하셨..?
묻고 싶은 말 한가득~
샘솟는 의문 저 하늘 향해 높이 세로 질러~~~
그러나, 시간은 이런 내 마음도 모르고 폭죽 터지듯이 터져 증발해 버리고~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니~~~
나는 바로 우리의 일본 여행을 준비해야 했다. 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일본 지하철은 어떻게 타야 하지? 일정은 또 어떻게 짜고? 또, 어디 어디를 가야 하지? 해야 할 건 많았으나, 뭐부터 준비해야 할지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패키지 없이 떠나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이다(파리는 솔직히.. 신디가 다 했다고 봐도 무방.. 하므로 제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