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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Sep 24. 2024

신디의 결심, 우리의 프롤로그

자기야! 안 좋게 생각하면 한없이 안 좋은 일들만 일어나구, 
좋게 생각하면 한없이 좋은 일들만 일어나는 법이야~


내가 비관적인 생각에 빠질 때마다 신디가 정색하면서 나에게 했던 말이다. 이 말을 나는 역으로 이용해서 신디가 다이어트 포기한다고 할 때마다, 저 말을 상기시켜 주면서 놀리고 있지만?

그런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면서도 당연하지 않은 말이다. 왜냐하면, 안 좋게 생각 안 해도 안 좋은 일들은 곧장 지하 깊숙한 곳까지 내려갈 정도로 끝도 없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변의 진리와도 같은 말이 아닐까.. 방송인 노홍철의 말처럼.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한 거니까..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신디는 반드시 이번 여행에 함께 할 거라고 믿으면, 분명 함께하지 않을까? 란 믿음!! 그 믿음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신디라면, 간다고 할 것이다. 또한, 안 간다고 할 것이다. 우리 단둘이서 가는 여행이라면, 당연히 갔을 테지만. 내 친동생과 함께하는 여행이라고? 이건 솔직히 반반의 확률이었다. 도박이었지 싶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반대로 생각하면, 나는 과연 신디의 친동생과 함께 여행을 한다고 바로 말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반드시 신디를 데리고, 내 동생과 같이 떠나는 일본 여행에 함께 하고 싶었다. 이러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어머니와 한창 여행 관련해 실랑이가 있었던 때, 마침 신디와 나는 웨딩 박람회를 한창 갔었더랬다. 웨딩 박람회 여러 군데를 가면서 현실의 높은 벽만 실감하면서 '우리 결혼할 수 있을까?'란 생각만 안고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결말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그 찰나의 빗줄기가 걷히고 난 후, 환한 태양이 쏟아지듯이, 근거 없는 밝은 미래가 옅게나마 그려지고 있었으니까. 그 미래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연인을 넘어선 무언가로 신디를 바라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 하나뿐인 동생과 함께하는 여행에 신디만 괜찮다면, 같이 가는 편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막연히 들었던 거 같다.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과 함께 소중하고도 재밌는 추억도 쌓고. 이런 추억을 신디에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본질적인 이유는 혼자 남겨질 신디가 눈에 밟혀서이기도 했다. 잠깐의 빗방울일지라도, 그 순간조차도 누군가에게는 기나긴 장마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도 우리 가족에 신디가 함께하는 모습이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처럼 그려지고 있던 시점이라서 함께 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또한, 내 동생으로서도 이런 추억이 많이 없었어서 만들어주고 싶기도 했고.


그러나, 이는 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고, 신디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뭐야~~~ 프러포즈는커녕, 친동생과 함께 셋이서 여행 가자구? 제정신이야?(노아 주: 노아가 프러포즈 꽤나 성공적으로 했다는 후문이..ㅎㅎ)'


내 동생은 또 이런 생각일 수 있지.


'형, 여행까지 와서 형 애정 행각을 봐야 한다고? 솔로한테 너무 잔인한 거 아녀?(그런데 진짜 이런 나날이긴 했다.. 미안해 진..ㅠ)'


그래서, 이런 이유로 신디에게 말하기에 잠시 망설여졌었다. 신디에게 일본 여행 간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신디가 간다고 할까? 아무리 신디가 낯가림이 없는 성격이라지만...? 너무 내 생각만 하는 거 아니야? 등등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었었다. 그러나 그 순간은 찰나에 불과했고. 신디와 통화함과 동시에 내가 바로 여행을 제안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 나는 항상 이런 사람이니까~ 


고민은 그 누구보다도 길게~ 
결정은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매일 퇴근하고 신디에게 전화 거는 일상 중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신디에게 전화 걸었던 나. 아무 설명도 없이 바로 그녀에게 말했다.


"신디, 도쿄 가자~~ 어때??"


그리고 당연히 신디는 좋아하면서 바로 수락했다.


"응~~~ 좋아~~~"


그녀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을 그녀에게 나는 주저함 없이 바로 말했다.


"그런데, 신디~~~ 우리 둘만 가는 게 아니야~"


"응???"


"바로 내 동생하고 같이 셋이서 가는 거~~~ 어때???"


그 순간, 나의 말에 그녀의 눈동자에서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듯했다. 알아, 당황한 거. 잘 알고 있어~ 수화기 너머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는 듯했다.... 이 수화기 너머로 아주 잘 들리는 순간이었다. 그 찰나의 공백에서도 그녀의 심경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잠시 말이 없던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줘~"


나는 바로 그녀에게 말했다.


"응~ 못 간다면 못가도 괜찮아~ 그냥 제안이니까~ 둘이 가도 되니까~"


"그런데, 노아.. 내가 같이 간다고 하면, 뭔가 둘의 여행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자기 동생이 날 불편해할 수도 있을 거 같고.."


그녀의 대답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에이~~~ 방해라니~ 우선 한 가지 분명한 건, 내 동생은 자기 같이 간다고 하는 거에 대해 상관없대~ 괜찮대~"


"응? 정말?"


"그렇다니까~ 우리 가족 알잖아~ 쿨한 거~~"


그런데, 진짜 그러했다. 신디에게 묻기 전에 어머니를 통해서 신디와 함께 가는 거에 대해 진의 의사도 물었었는데, 의외로? 그는 순순히 응했었다..


"형~ 난 형 여자친구 분과 함께 가는 거에 대해 괜찮아~"


정말 너무 의외로 가장 반대할 거 같았던 사람이 찬성하고, 가장 찬성할 거 같았던 사람이 반대하는 상황인 듯싶어서 나로선 놀랐었는데. 신디도 이런 진의 태도에 적지 않은 놀람을 느꼈던 듯 보였다. 그래서 이후 나는 대화를 빙자한, 일방적인 설득을 시도했다.


"동생과 함께 좋은 시간 보내~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는 시간으로~~"


"아니! 우리 사이는 이 이상 우애를 더 다질 수 없어~ 신디~"


"동생이 나 싫어하면 어쩌지?"


"감히? 내 여자친구한테? 걔가? 그러면 내가 혼내줄게~~~"


...


"그리고, 자기 비행기 표는 내가 대신 내줄게~ 내가 같이 가자고 한 거니깐~!!"


"정말??? 역시 노아 짱!!!!"


그렇게 나의 지고지순한 설득과 약간의 회유.. 그리고 그녀의 오랜 고민 끝에



신디가 드디어.. 여행을 결심했다..



신디의 결심과 동시에 우리의 프롤로그, 그 서막이 올랐고, 우린 본격적인 일본 여행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준비 과정 중 신디는 노아의 놀라운 면모를 목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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