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파리 여행 때는 어떻게 준비했었지??
여행 정보 찾고, 일정 짜면서 신디와 내가 내내 했던 말이다. 우리, 파리 여행 때는 어떻게 준비했던 거지? 싶을 정도로 아주 꽤나 체계적으로 일정을 짰었던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여행 가는 거 맞아? 싶을 정도로 아주 지지부진했더랬다. 그런데 그럴 만도 했던 게, 웨딩 박람회에 프러포즈 언제 할 거냐는 신디와 매 순간 이어지는 밀당. 그 밀당과 함께 계속되는 긴장감. 그 긴장감을 만끽하느라 전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허허허 허.. 아..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기분 상한.. 거 아니지 신디?? ㅋㅋ)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급기야 이런 의문이 들 정도였다.
우리 언제 여행 간다고 했었지?? 우리 여행 갈 수 있니?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이번 여행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이다 보니, 부담감이 가득해서 고구마 한가득 입에 머금은 상황의 연속이었기도 했다. 흡사, 소포모어 징크스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 이른바, 속편의 저주~ 1편보다 나은 2편은 없다고 했던가.. 성공적인 파리 여행. 그 여행 이후 어쩌면, 나는 부담을 느꼈을지도 몰라.
에펠탑의 낭만, 그 여운을 덮어버릴 추억을 이번 여행에서 느낄 수 있을까?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이게 이때 당시 내가 품었던 의문이었다.
이전 여행보다는 새롭고도 뭔가 발전된 무언가를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 강박관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진과 신디 두 사람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을까? 나는 정보를 찾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보통 이렇게 생각 많아지면, 신디와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똥구녕이라고. 참, 우리들끼리 하는 말로 똥구녕이었다, 그때의 나는. 쓸데없는 생각!!! 고이 접어 쓰레기통으로~~~
신디의 결심과 함께 시작된 도쿄행~ 그래도 설레는 마음 안고,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 천천히 찾아보자며, 신디가 조급해하는 나를 위로해 주었고. 우리는 검색해 보면서 조금조금씩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뭐부터 준비해야 돼??
근본적인 질문이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해 우린 그 어떠한 대답도 내릴 수 없었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막막했던 것이다.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가야 하는 곳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시부야, 신주쿠, 아키하바라 이 세 도시는 꼭 가야 해!!!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나 그에 버금갈 정도로 있어야 해!!!! 반드시! 꼭!"
그렇다. 진의 전언이 있었으니, 그래! 이번 여행에서 내, 너의 맺혀있던 한을 풀어주마~~~~~ 나에겐 진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추진력과 책임감이 있으니!!! 동시에 이번 여행에서 신디와 진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나에게는 있었으니!! 그런 생각들이 가슴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올라오더니 전의가 활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대기가 피할 정도로 뜨거운 열의가 말이다! 그때부터였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J가 되어가고 있었다.
늘, 신디에게 하는 말인데.
자기가 나를 J로 만들고 있어!!! 난 본투비 P인데 말이야~~~
그래도 진짜 J들이 보기에는 웃으며 '아니야, 너 P야~~~ 본투비 P 맞아~~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뭐부터 준비해야 할까? 이에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우선 해야 하는 사항들을 리스트 해보았고. 아래와 같이 정할 수 있었다.
여행 가기 몇 달 전 해야 할 거
- 비행기 표 구매
- 숙소 정해서 예매
그렇게까지 시급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몇 달 전에 틈틈이 해야 할 거
- 전망대나 관광지 등에 대한 티켓 미리 예매
- 교통편 미리 조율 및 정하기
- 근사한 식당 예약
파리 여행을 통해서 터득하게 된 경험치인데. 내 경험상 비행기 표는 보통 6개월이나 7개월 전? 4 ~ 5개월 전 정도? 일찍 표를 사야 안전하고, 가격대가 쌀 수 있다. 신디는 가기 하루 전이나 한 달 전 정도에 사도 된다며, 일찍 사는 나를 유난이라고 했었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비행기 표란 정말 실시간으로 바뀌고 유동적이다. 특히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그렇기에 미리 여행 갈 때쯤 어떤 시기인지를 대충 예상하고 성수기이다 싶으면, 미리 예매해서 그때 가격이 올라 인상된 가격으로 표를 사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특히, 숙소가.. 유독 이런 경향이 심한데. 예를 들어 몇 달 전에 60만 원 정도에 한 숙소를 예약 후 결재까지 미리 했었는데, 여행 가기 한 달 전인가 쯤 갑자기 그 숙소가 100만 원까지 상승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파리 여행 때가 그랬다. 몇 달 전에 미리 숙소 결재했었는데, 우리가 여행 갈 때쯤 우리가 결재했던 가격에서 3배 넘는 가격으로 인상되었었던 적이 있었다. 이런 경험을 겪고 나니, 더더욱이 나는 미리 결재하는 걸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진과 신디를 쪼고 (미안해요~~~ 신디, 진..) 카페에서 신디와 노트북으로 가격 비교해서 비행기 티켓 사고 (미안해요 신디~~~ ) 숙소까지 가격 비교해서 바로 결재까지 미리 했었다. 여행 가기 3달 전이었나? D-90일 되자마자 바로 했을 것이다. 일상 보내다가 내 판단건대, 안 되겠다 싶어서 하루 날 잡아서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예약했었더랬다..
3박 4일 여행을 계획했었고,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의 여행이었기에 그 조건에 맞는 항공편을 찾아보았고. 그중 진에어를 선택할 수 있었다. 원래는 후보에 에어 제팬이 있었는데, 진 휴가 승인받는 거 기다리느라 그 사이 에어 제팬 비행기 표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차선이었던 진에어를 선택했던 것이었다.
7월 31일 오후 2시 45분 인천 출발 -> 오후 5시 10분 도쿄 도착
8월 3일 오전 11시 10분 도쿄 출발 -> 오후 1시 40분 인천 도착
가격대는 1인당 40만 원대였나..?
그리고 숙소! 숙소는 의외로 별로 알아보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로지 내 직감으로만 골랐으니, 이곳이었다.
스이도바시라는 역 근처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맞는 정보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저번 도쿄 올림픽을 대비해서 지었던 호텔이라는 정보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설이 꽤나 깔끔했다. 다만, 조식이 상당히 부실해서 먹을 거에 진심인 우리에겐 조금 마이너스적 요소가 있었으나.. 그래도 괜찮아~ 사 먹으면 되니까~~~
다만, 나리타 공항에서 멀긴 하나 우리의 주 여행지가 될 아키하바라와 가깝고. 시부야하고도 가까워서 우리 여행지에는 최적의 장소였기에 바로 선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비행기 표 티켓과 숙소 예매를 끝낸 우리는 한동안 신경 안 쓰고 틈틈이 일정을 어렴풋하게나마 짜기 시작했다. 3박 4일 여행 일정이지만, 비행기 표를 보니 실질적으로 3박 4일이 아닌 1박 2일 일정이었다. 그래서, 그에 따라 여행 일정을 조금 빠듯하게 짜야했다. 왜냐하면, 여행 첫째 날에 5시에 나리타에 도착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도쿄까지 가야 하는데 어떻게 갈 것인가?
지하철로 가든 버스로 가든 뭘로 가든 1 ~ 2시간을 잡아야 할 것이다. 밥 먹는 시간도 포함하고. 그러면 그날은 숙소 체크인 후 숙소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끝날 것이다. 마지막 날은 공항 가느라 바빠서 여행을 따로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이틀에 여행 일정을 다 짜야한다.
우리가 필수로 가야 하는 도시인 신주쿠, 시부야, 신주쿠를 각각 5 ~ 6시간씩 할애한다고 하면. 나머지 몇 십 시간이 남는다. 우린 그 시간에 어디를 가야 할지, 그 시간에 어떤 맛집을 가야 할지 등을 정해야 했다.
어디를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대충 머릿속에는 그려지고 있었지만 뭔가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당시 나는 여행 일정을 구체적으로 뼈대 정도는 만들어놔야 비로소 일본 여행 전체 일정이 한눈에 보이면서 그 뼈대에 살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노아는 소심 J에서 파워 J가 되는 길로 가는 선택을 하게 되었으니... 그 선택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