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떠나는 일본~
일정까지 모두 짠 직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었다. 일정까지 모두 짰고. 식당 예약도 했고. 전망대 티켓들도 다 샀겠다. 모든 게 다 준비되었으니, 된 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았으니..
날씨.. 날씨가 남아있었다..
화창해야 할 텐데.. 여행 내내 비가 오면 낭패가 아니던가!! 그래서 수시로 날씨를 확인했었다. 주로 확인한 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일본 기상청에서 예보해 주는 날씨가 정확하지만, 한 달 전 날씨를 알려주진 않으므로... 나머지 두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했었더랬다. 마치, 날마다 주식 확인하듯이 접속해서 확인했달까? 거의 미저리 수준으로 확인했었던 거 같았다. 비가 쏟아진다고 예측되었을 때는 세상 가라앉을 것처럼 침울해있었고. 화창하다고 예측이 바뀌었을 때는 세상 다 가진 듯 다시 미소 짓고~ 내 감정은 소용돌이를 타고 주식 시세처럼 위아래로 시시삭각 요동치고 있었다. 이 정도면 거의 짝사랑할 때보다도 심하다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내가 너 짝사랑하고 있었던 때처럼~ ㅋㅋ(미안합니다..ㅎㅎ ㅠ)
그 모습을 내내 지켜본 신디.. 그런 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 노아~ 날씨 요정인 내가 함께 하니깐~ 내내 화창할 거야~~~
그리고 여행 첫날인 오늘, 낮 최고 기온 30도를 돌파했다고 한다..
하하하하하~ 와, 신디.. 화.. 창해.. 아주.. 다소 많이.. 7월 평균 기온이 최고치를 돌파할 정도로 아주 살인더위를 한일 양국 간 쏟아내고 있었는데... 허허~ 신디~ 너무 열일한 거 아니야? ㅋㅋㅋ 나 데워지겠어..
캐리어를 끌고 도심공항으로 가는 내내 더움을 넘어서 뜨거워서 땀을 샤워처럼 흘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불쾌지수가 올라가서 정말. 힘들었었더랬다... 내가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인데, 이때 흘린 땀이 유산소 운동에 근력 운동까지 2시간 정도하고 나서 흘린 땀 양과 똑같았다고 하면 내 불쾌지수의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영혼 깊숙한 곳까지 적셔진 느낌.. 이루 말할 수 없을 끈적끈적함이 내 멘털을 뒤흔들고..
그때,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고, 당부에 당부를 하셨으니..
노아! 진 잘 챙겨라!!! 알겠지?? 형인 네가 잘 챙겨야지~
어머니.. 진도 어른이에요.. 이제.. 서른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 그리고 말씀...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 그 띠의 굴레에서 내내 말씀을 들으면서 내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이 내 눈을 적시고.. 눈물인지 뭔지 모를 이슬을 흘리고 있던 나. 어머니의 말씀에 감격스러워였을까.. 이것은 마치 기쁨의.. 내가 더위 먹은 거지. 멘털마저 흐릿해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나저나, 이번 일본 여행 때 네가 진과 신디를 잘 케어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둘이 정말 다르잖아~ 네가 많이 고생하겠어~
설마요??? 에이~~~~ 제가 고생할 게 있나요~~ 어련히 알아서 잘할 텐데~~ 저는 그저 신디와 진의 여행에 묻어가는 거죠~~ 나는 웃으며 걱정을 하시는 어머니를 달래 드렸다. 그러나, 여행을 하고 나서 알았다.. 어머니의 마... 말씀이.. 이는 나중에 커다란 복선이 되었으니.. ㅋㅋㅋ 이 복선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얘기하는 걸로 하고.
땀을 흘리면서 코엑스 도심 공항에 도착한 나는 버스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신디가 나와 진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는데.
넥쿨러였다~ 튜브 같이 생긴 거였고, 안에 물 같은 게 있는데. 이 물을 얼린 상태로 목에 걸면 시원하다는 것이었다. 본인이 직접 착용한 채 사진 찍어서 나에게 보여주었는데..
귀여워~~~~ ㅎㅎ (이런 팔불출~ㅎㅎ)
귀여운 신디의 모습을 잠시 감상하며 흐뭇해하다가 흠흠.. 다시 넥쿨러에 집중을 하였다. 그리고 이런 의문을 품게 되었다.
'과연.. 시원할까??'
그런데, 이 또한 나중에 어마어마한, 상상하지도 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었으니.. 하하하하하하.. 정말 신디는 내가 상상도 못 할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나를 재밌게 하는 재주가 있다니깐? 하하하하... 정말.. 너랑 함께라면, 매일매일이 그저 롤러코스터~ 그러나, 그런 재미는 더 이상 안겼었으면 좋겠는 건 기분 탓이겠지? 이 얘기들도 나중에 다시 하는 걸로~
그래서 과연 넥쿨러가 시원할까? 의문을 가진 채, 버스에 탑승하여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쏟아지는 창 밖 너머 화창함을 감상하면서~ 내 최애곡이 되어버린 "푸른 산호초" 노래를 들으면서 곧 가게 될 도쿄를 그리고 있었다. 그런 때에 갑자기 그녀로부터 연락이 왔으니.
"노아.. 나 곧 인천공항 도착할 거 같아.."
응? 벌써?? 아직 비행시간까지 5시간이나 남았는데? 그렇게 빨리???
"느.. 늦게 온다고 하지 않았니?"
"응! 그런데 너무 설레서 그런지 일찍 와버렸넹~~~"
동시에 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으니..
"형! 나 곧 도착해!!"
넌 또 왜???
그리고 순간 이런 느낌이 들었다. 내가 오기도 전에 신디와 진이 먼저 만나게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아니다 다를까. 신디가 내게 물었다.
"근데 노아~ 자기 동생 어떻게 생겼어?"
"음.. 살 빠진 내 모습이랄까??"
그때 신디가 웃으며 말했다.
"아!! 혹시 저분인가? 나 찾은 거 같아~"
동시에 진도 신디로 추정하는 사람을 찾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서로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아는 척은 하지 못하고 맴돌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전해 들은 나는 달리는 버스 속에서 조급함을 느끼기 시작했으니. 생각이 빨라지면서 서둘러 가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내 멘털도 달리고~ 신디와 진의 어색함도 달리고~ 모두 달리고~ 달려서~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
나는 바로 홀에 들어가 둘이 있다는 약속 지점에 도착했고. 서로 등 돌린 채 앉아있는 두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신디! 진!"
그리고 동시에 나와 마주하게 된 진과 신디, 노아. 이윽고 우리 사이에 흐른 어색한 공기.. 그러나, 어색한 공기마저도 멱살 잡고 끌고 가야 할 여정이 많았기에 이럴 시간이 없던 나는 이 둘을 얼른 인사시켰다.
"이쪽은 신디~ 내 여자친구~ 이쪽은 내 동생, 진~ 서로 인사해~"
"안녕하세요~"
밝고 명랑한 어조로 신디가 말했고, 이에 바로 무겁고도 진중한 어조로 진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이에 나는 이 둘과 어깨 동무 하면서 말했다.
이 말썽꾸러기들~~ 얼른 가자~~~
우린 잠깐 밥을 먹은 후, 출국 절차를 바로 밟았다. 그 과정에서 소지품 검사하던 중 신디를 향해 공항 직원 한 분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에코백 한번 열어주시겠어요?
뭐야... 뭐가 문제야?!!!!!! 뭘 넣은거야??
직원 분의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신디, 진 그리고 노아.. 그렇게 우린 첫 번째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