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취미의 역할
어릴 때의 놀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러웠다.
그저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놀이라는 단어는
내 삶에서 조금씩 멀어졌다.
해야 할 일,
잘해야 할 일,
미뤄둘 수 없는 현실들이
자리를 대신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나는 다시 ‘놀이’를 배우고 있다.
다만 그 형태는 예전과 다르다.
음악을 틀고,
작업을 하고,
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
누군가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성과를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이제 알 것 같다.
어른의 놀이는
흥분이 아니라 회복이라는 걸.
이 시간을 통해
나는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지쳐 있던 마음이 조금 풀리고,
세상과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생긴다.
누군가는 이 시간을
비효율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내일을 버텨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준비다.
어른이 되어서야
놀 수 있게 된 시간들.
아마 나는 앞으로도
이 조용한 놀이를
쉽게 놓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