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백이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며
윤동주의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나는 그를 위대한 시인으로 보지 않았다.
대신
몹시 외로운 사람으로 느꼈다.
그 외로움이
이상하게도 나와 닮아 있어서
나는 그의 시를 쉽게 놓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글을 쓰는 사람이 된 지금,
나는 그를 더 자주 떠올린다.
시를 잘 쓰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끝까지 자기 마음을 속이지 않으려 했던 사람으로서.
윤동주의 시가 나에게 닿았듯,
지금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을까
나는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당신이 지금
글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혹은
자기 마음을 표현할 자격이 없다고 느낀다면
나는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기록하는 것이다.
윤동주에서 나로,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까지
이 고백이 이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글은 우리를 위대하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
다만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서로 확인하게 해주면 된다.
오늘 이 글이
당신의 하루 한가운데에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