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채 성우를 향한 솔직한 마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안다.
공채 성우 시험이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열심히 해도 떨어질 수 있고,
실력이 있어도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이미 여러 번 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또 준비하고 있을까.
“혹시 안 되면 어쩌지”라는 질문 옆에
“그래도 해보고 싶다”가 남아 있어서
연습을 하다 보면
불안은 늘 먼저 온다.
발성이 흔들릴 때,
톤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녹음 파일을 다시 들을 용기가 없을 때.
그럴 때마다
머릿속에서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이 길이 맞을까?
괜히 꿈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도
이상하게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목소리를 쓰는 순간만큼은
내가 나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준비는, 결과보다 먼저
나를 증명하는 시간이다
공채를 준비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결과 없는 노력’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있다.
누가 알아봐 주지 않아도,
아직 합격이라는 단어가 없어도
오늘의 연습은
어제보다 분명히 나를 앞으로 데려간다.
이건
성공을 보장받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도망치지 않았다는 기록에 가깝다.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정직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자랑스럽다.
불안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
불안하지 않은 준비는 없다.
오히려 불안하다는 건
이 일이 진심이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에는
이렇게까지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니까.
그래서 요즘의 나는
불안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대신
불안과 함께 연습실에 들어간다.
“무섭지만, 그래도 오늘은 한다”
이 문장을
하루의 기준으로 삼는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면
아직 결과가 없어서,
아직 증명할 말이 없어서
자꾸 스스로를 작게 느끼고 있다면
이건 꼭 말해주고 싶다.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과는 다른 자리에 서 있다.
나는 오늘도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지금의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