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목소리로, 아직 도전 중입니다

취미였던 목소리가, 일이 되던 순간

by 하얀 오목눈이

나는 지금 인디 게임사 소속 성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공채 성우를 꿈꾸며 학원에 다니고 있다.

누군가는 “이미 하고 있잖아”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이 두 자리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내가 성우를 꿈꾸게 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목소리를 사용하는 일이 좋았기 때문이다.

말을 할 때, 감정을 실을 때, 누군가가 내 목소리를 듣고

웃거나, 집중하거나, 위로받는 순간이 좋았다.


그건 재능을 증명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존재를 전달하고 싶어서에 가까웠다.


처음엔 정말 가볍게 시작했다.

취미로 더빙 영상을 올리고,

좋아하는 캐릭터의 대사를 따라 해보고,

혼자 웃고, 혼자 만족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내 영상을 본 인디 게임 개발사에서 연락이 왔다.


“목소리가 캐릭터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 문장은 내 삶에서 꽤 오랫동안 남았다.

누군가가 나를 ‘가능성’으로 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성우를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

‘성우로 일해보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더, 공채를 꿈꾸게 되었다


인디 게임 성우로 활동하면서

나는 이 일이 얼마나 진지한 직업인지 알게 되었다.

한 줄의 대사에도 감정과 책임이 담긴다는 것,

목소리는 가볍게 쓰면 금방 들킨다는 것.


그래서 오히려

공채 성우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증명받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제대로 배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더 오래, 더 단단하게 이어가고 싶어졌다.


지금은 학원에 다니며

발성부터 다시 배우고,

수없이 틀리고,

매번 녹음한 내 목소리를 다시 듣는다.


솔직히 말하면 쉽지 않다.

자신의 목소리를 계속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그래도 멈추지 않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도전 중이다.


아직 공채 성우는 아니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나는 이 일을 좋아한다.


불안해도, 늦어 보여도,

결과가 아직 없어도

내 목소리를 쓰는 이 시간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도 연습한다.

오늘도 다시 도전한다.

누군가 알아봐 주는 날이 아니라,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는 날을 위해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혹시 지금

아직 ‘되고 싶은 사람’의 자리에 서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이미 시작했다면,

이미 그 길 위에 있다.


결과가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을 뿐,

도전은 이미 진행 중이다.


나처럼

좋아서 시작했고,

두려워서 망설이지만,

그래도 놓지 못하는 꿈이 있다면

그건 충분히 계속해도 되는 이유다.


나는 오늘도

성우를 꿈꾸는 사람으로,

성우로 일하는 사람으로

그 중간 어딘가에서

목소리를 다듬고 있다.


그리고 믿는다.

누구든지,

자신의 진심을 오래 쓰다 보면

결과를 좋게 봐주는 날은

언젠가 반드시 온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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