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오지 않아도, 글은 남았다
공모전 원고를 보내고 나서
나는 한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기다린다는 말로는 부족했고,
잊으려 한다는 말도 맞지 않았다.
결과는 쉽게 오지 않았다.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내 글을 다시 읽지 않았다.
괜히 다시 보면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과 발표 날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던 날이 있었다.
그날은
유난히 평범했다.
등교를 하고,
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왔다.
세상은
내가 용기를 냈다는 사실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게 조금 서운했고,
조금 안도됐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건
반응을 보장받는 일이 아니라는 걸.
그리고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나를 자유롭게 했다.
상을 받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이미 나는
한 번 건너왔다는 사실.
그전의 나는
‘쓰는 사람’에 머물러 있었다면,
그날 이후의 나는
‘내보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그날은
그래서 중요했다.
결과가 아니라
태도가 남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나는 글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
인정을 받기 위해 쓰기보다,
쓰는 선택을 반복하는 쪽을 택했다.
기다림은
언젠가 끝났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침묵 속에서
내 글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날,
나는
조금 더 오래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