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남아 있었던 것의 정체
오래 지나고 나서야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는지 알게 되었다.
재능이 아니었다.
특별한 통찰도,
눈에 띄는 실력도 아니었다.
남아 있었던 건
태도였다.
잘 쓰지 못하는 날에도
완전히 놓지 않는 태도.
의심하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태도.
나는 종종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그래서 더 오래 버텼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열등감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어떤 날은
단 한 문장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어떤 날은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
노트를 덮되
버리지는 않았고,
파일을 닫되
삭제하지는 않았다.
그 작은 차이가
시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나를 증명했다.
재능은
속도가 될 수 있지만,
태도는
방향이 된다.
나는 빠르지 않았지만
자주 돌아왔고,
멀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앉았다.
돌이켜보면
꿈은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매일의 태도였다.
그걸
뒤늦게 알았다.
그래서 이제는
묻지 않는다.
‘나는 재능이 있는가’가 아니라
‘오늘도 다시 앉을 수 있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