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길로 가든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면
지나온 길은 그저 스쳐 간 작은 기억에 불과하다.
이미 과거가 된 군시절 행군길은
그것이 오르막이었건 내리막길이었건
지금 내 인생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
-부자되는책읽기 中 본질 꿰뚫어 보는 선각자의 마음공부에서
중학교 3학년 어느 학기 중간고사 어느 과목이 100점이었건 30점었건, 그것은 지금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다. 장담컨데 우리 아이가 살아갈 사회는 그게 더 중요치 않을 것이다. '학력'이 중요하지 않을 미래가 올 것이다. 과거에 학력이 중요했던 이유는 그것이 '커넥션'의 명분이 됐기 때문이다. 조그마한 사업을 경영해보면 안다. '가족경영'이 얼마나 필수불가결한지. 사업체를 키울 때, 고용주는 '돈'보다 '사람'이 없어 걱정한다. 믿고 맡길 사람이 없어 사업을 확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커넥션'은 그래서 중요하다. 누구나 가까운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한다. 처음에는 가족을 찾는다. 가족을 넘어서면 '친구'를 찾는다. 친구를 넘어서면 '동문'을 찾는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데 동문이 명문대 출신이면 꽤 괜찮은 '커넥션'을 얻는다. 명문대를 졸업한 사람들은 '목적 달성' 방식을 학습해 봤기 때문이다. 자기조절을 해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학력은 신뢰와 성실성을 빠르게 판단하는 거의 유일한 증명이다. 이 증명은 '동문'에서 '동향' 등으로 확대된다. 학연, 지연은 우리나라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사업이던, 정치던 커넥션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제 과거의 커넥션은 중요하지 않아졌다. 사람들은 대학이 아니더라도 다른 커넥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전에는 '백종원 대표'의 레시피를 알기 위해서는 '백종원 대표'를 알아야 했지만, 지금은 여러 루트로 그의 레시피를 배울 수 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더 다양해졌다. 대학의 강의도 마찬가지다. 대학강의는 꼭 대학에만 있지 않다. 지금도 유튜브를 검색하면 꽤 유명한 강연을 볼 수 있다. 사회는 '인플루언서'를 찾는다. 인플루언서는 스스로가 커넥션이 된다. 자신을 커넥션으로 사람들이 형성된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성실'이다. 인플루언서는 최소 3년에서 5년 간, 불특정 다수로부터 컨텐츠를 제공한다. 꾸준하게 어떤 분야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성실'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검증된다는 것에서 '신뢰'를 얻는다. 그들의 남긴 글과 영상은 기록이 되어 다시 신뢰를 준다.
인구는 급격하게 줄어 든다. 곧 지방 부실 대학부터 통폐합하거나 부도난다는 기사들이 뜰 것이다. 대학 간의 격차는 줄어들 것이다. 뉴질랜드가 그랬다. 현지인들은 대학 졸업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졸업하지 않거나 소득차이가 크지 않다. 뉴질랜드에서 소득이 가장 적은 직종은 '학교선생님'과 '경찰관'이다. 이들의 연봉은 대략 5만불 정도다. 이들의 임금은 적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가난에 허덕이는 수준은 아니다. 호주의 최저임금도 시간당 21.38달러다. 인구가 적은 국가는 이처럼 최저임금이 높다. 앞으로 우리 최저임금도 가파르게 인상될 것이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환경미화원과 선생님, 경찰관, 대학교수 할 것 없이 비슷한 임금 수준의 사회가 된다.
특별히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아니라면, 더 많은 시간을 대학에서 공부할 이유가 사라진다. 다음 키워드는 '고용안전'이다. 마트에서 샴푸를 정리하던 60대 할아버지는 다음 달에 영국으로 떠나신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떠나면서도 큰 걱정 없어 보였다. 이유는 수 년을 갔다 와도 언제고 다시 일을 구할 수 있으며, 어떤 일을 하더라도 연 5만불은 벌 수 있다는 안정감 때문이다.
인구가 줄면 임금은 높아진다. 특히 우리의 인구 피라미드면 하위 소득이 올라간다. 구매력이 높아진다. 구매력이 높아지면 사업소득은 올라간다. 아이가 대학을 갈 때 쯤, 아르바이트 생의 숫자는 치킨집 사장보다 적을 것이다. 치킨집 사장은 나이가 들고 일손이 부족해진다. 그들은 인건비를 지불하거나 기계로 인력을 대체 해야 한다. 기계의 수요는 기술산업을 키울 것이다. 높은 인건비는 구매력을 높일 것이다. 젊은 이들은 '대학의 본질'을 깨우칠 것이다.
'굳이 대학을 가야하나'
그들이 깨우칠 때 쯤이면, 우리 아이는 어떤 미래를 고민하게 될까. 내가 인구가 적은 국가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졸업장'이나 '커넥션'이 아니라, '성취감'이나 '영향력'이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능력', '신뢰감', '자기 컨텐츠', '성실함'이다. 스스로 커넥션이 되면 대학 이름 따위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사교육 시장'이 줄어 들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교육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진다. 우리 나라는 수요가 아주 많은 편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공급'은 더 많다. 2년제 대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강사로 활동할 수 있고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공부방이나 교습소를 운영할 수 있다. 대게 시장의 파이가 줄어들어 치킨 게임이 되면 시장을 독점하는 소수가 남고 나머지는 사라진다. 고로 사교육 시장은 앞으로 꽤 능력있는 이들이 독점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학원은 아이들의 '성취감'과 '성실감'을 키우고 검증 받을 수 있는 연장선 중 하나다. 학원은 '동문'처럼 하나의 '커넥션'이 된다. 만나 볼 수 없는 이들을 만나는 창구 중 하나다. 뉴질랜드나 호주는 실제로 사설 학원이 일부 대학의 기능을 넘겨 받아 학위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의 사교육도 분명 그런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 믿는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바가 있다. 각자가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느낀바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마지노선은 '옆의 동료'가 해낼 때, 조금 더 늘어난다. 인간은 원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다. 그것을 옆의 누군가가 '가능하다'고 증명하는 순간, 불가능의 벽의 깨지곤 한다. '최선'이라는 기준은 주변인들의 평균 '최선'에 맞춰진다. 죽을 힘을 다했다고 생각했어도 쥐어짜면 남은 죽을 힘이 또 나온다. 군시절 기억을 되돌려보면 피티 동작 8번이 그랬다.
'더 이상 불가능하다.'
그 마지노선을 넘었지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함께하는 동료 중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동작을 이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중요한 것은 그때 피티 동작을 몇 회를 했는지가 아니다. 죽을 힘이라는 것도 쥐어짜면 또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어느 과목이 30점건 90점이건 그건 중요치 않다. 마찬가지로 그 기준은 대학까지 확대된다. 어느 학교를 나오건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된다. 중요한 사실은 무언가를 하며, 얼마나 경험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