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나의 삶이 글이 될 수 있을까_중급 한국어

by 오인환

삶은 많은 이야기와 경험들로 가득차 있다. 이것을 글로 풀어 내기만 하면 뭐든 문학이 된다. 많은 작가들은 이미 자신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소설에 반영하며 소설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은 주인공 토루 와타나베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그 시절 20대의 일상과 인간관계, 사랑, 성장을 다룬 소설이다. 주인공의 젊은 시절이 소설 속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직접 노출하진 않는다. 대신, 소설 속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물론 모든 소설이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지진 않는다. 다만 적잖은 작품들이 작가의 경험에 픽션을 덧입혀 쓰여진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또한 헤세 자신의 성장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나니아 연대기 또한 작가의 아이들에게서 힌트를 얻어 시작된 판타지 소설이다. '하버트 셜리'의 '살인자의 기억법' 역시 실제로 발생한 흉기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작가가 허구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완성한 소설 작품이다.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다. 실제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작품을 쓰는 작가들은 많다. '경험' 이라는 뼈대 위에 '상상력'이라는 살을 입혀 글이 완성되면 흥미와 진정성 모두를 얻을 수 있다. 문학 뿐만 아니라 그 밖에 자신의 삶을 글로 표현하는 방식은 많다. 자서전이나 회고록도 자신의 이야기를 쓴 글이고 시, 에세이도 경험과 감정을 담아 낼 수 있다.

삶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자기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진실성은 독자들에게 공감, 인사이트를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을 통해 작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데는 다른 중요한 요소가 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명상과 같은 이런 글쓰기는 삶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도록 한다. 자기 성찰 과정을 함께 이루어 내도록 한다. 다만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얼마만큼 표현할지는 개인의 결정이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공개하는 것에는 조심스러워 하는 경우는 너무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글을 표현하거나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다보면 피치 못하게 개인정보에 대한 내용이 담겨진다. 자신의 정보 뿐만 아니라, 글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개인정보가 함께 담겨질 위험이 있다. 실제로 나의 저서에서도 꽤 많은 부분 개인정보들이 노출됐다. 때로는 실명이 들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실제 지명과 사건이 들어가기도 한다. 글을 읽는 독자가 불특정 다수라는 점에서 이것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에는 여러 장점이 있다. 첫째로 자신의 표현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은 '표현'이다. 이는 경험, 생각, 감정을 정리하게 하고 관점을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로 인해 독립적인 시각을 확립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쓴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감과 공유의 기회를 갖는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경험을 하고 살아간다. 글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혹은 받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으로 살아보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대화와 소통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힌다.

어쨌건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은 창작과 예술의 영역이다. 고로 글을 꾸준히 쓰는 것은 언어적, 문학적 기술을 향상하게 한다. 나 또한 글을 쓸 때, 자주 사용하는 어투와 습관을 바라 보게 됐다. 수동태의 문장이 가독력을 잃게 하고 긴 술어가 집중력을 흐트리며 접속사 과다는 주술 관계를 놓치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학습했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또 있다. 추억과 기록이다. 자기의 이야기를 글로 쓰면 그것은 추억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사라져간다. 기억이 기록물로 전환되고 다시 출판물로 전환이 되면 기억은 반연구적으로 보존된다.

'민음사'의 시리즈 인 시리즈'에서 '오늘의 젊은 작가' 중 하나인 '중급 한국어'라는 소설은 '초급 한국어'에 이어 나온 작품이다. '초급 한국어'를 읽어 본 적은 없지만, 전편과 후편으로 나눠진 성격의 글이 아니다. 고로 글을 읽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전후 상황을 모두 인지하고 만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삶을 대하는 태도도 이와 비슷하다. 사람의 태생부터 현 순간까지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어느 시점에 갑자기 누군가와 인연을 맺게 되며 그 시작점으로부터 그를 파악해 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 소설은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인물과 친해지는 과정을 닮았다. 소설이 특별한 서사를 담고 있다기 보다 일상의 서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의 삶 전편에 대한 궁금증은 있지만 그것을 몰랐다고 소설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는 시간 강사가 삶과 글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서술하는 글이다. 그로써 어느 누군가의 인생을 가볍게 훔쳐봤다. 분명 가볍게 쓰여져 있는 듯 하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깊이가 무직하다. 사소한 인간 관계와 사건들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몇 일 전,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경험했던 적잖은 일상들이 그 시기 나와 많은 부분 겹쳤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출판', '글쓰기',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한 고민' 등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시기를 통과하는 '독자'에게 적잖은 공감이 됐다. 소설은 역시 99의 허구로만 만들어졌을 때 보다 작가 실제 고민과 성찰이 실화를 기반으로 했을 때, 그 진정성을 바탕으로 가치가 있어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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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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