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표지에 있는 HSP란 Highly Sensitive Person의 약자이다. 이는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 그들을 위한 책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MBTI 성향 검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널리 인식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인 진단을 내린다는 것이 터무니없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사상의학을 창시한 동무 이제마 선생님의 체질 구별처럼 세상에는 똑같은 사람은 없다. 이 책은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라는 직관적인 제목답게 그들이 느끼는 심리에 공감해주고 그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준다. '자기 계발'이라는 말은 본래의 자신을 두고 앞으로 나아감을 이야기한다. 해외에서 그다지 인기 있는 책의 분류가 아닌 자기 계발서가 아시아 3국(한국, 중국, 일본)에서 유독 과하게 인기 있는 이유는 경쟁에 익숙해진 사회의 한 현상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관적인 잣대로 줄 세우는 국군주의적인 교육을 받아왔다. 산업화 시기, 단기간 고도성장을 이루어야 하는 국가적 정책에 맞게 우리의 교육은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단순하고 쉽게 골라낼 획일화된 교육 정책이 필요했다. 연극배우부터 체대와 음대를 가고 싶어 하는 학생까지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치고 전국 등수를 쥐어 드는 세상처럼 세상은 여러 종류의 색깔에 순위를 매기고 평가한다.
마치 토끼도 살고 호랑이도 살고 곰도 살고 있는 커다란 숲에서 달리기 하나로 객체의 우등과 열등을 고르고 사회 질서를 형성시키는 것처럼 단순하지만 필연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비효율적인 사회질서는 비판해 마땅하면서도 그것을 바꾼다는 것 또한 유토피아적 생각일지도 모른다. 숲에 있는 여러 동물은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거대한 코뿔소는 힘은 세지만 시력이 좋지 않고 타조는 힘은 없지만 시력이 25.0이 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신체적 능력은 나약하지만 지능이 높고 비둘기는 지능은 낮지만 높은 곳까지 날아갈 수 있다. 이런 각자의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일률적인 교육은 적성과 성격에 맞지 않는 직업 선택을 하게 되고 맞지 않는 인간관계를 형성시키게 된다. 책은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이다. 어째서 예민한 사람들이 처방을 받아야 하는 사회가 된 걸까? 예민한 사람들은 인간의 공동체 무리 생활에서 외부의 적이나 위협에 기민하게 반응함으로 공동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그런 능력이 열등이 된 바에는 분명 성숙하지 못한 사회구조의 탓이 있을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자면 이는 전반적 열등은 아니다. 타조와 코뿔소를 단순 비교를 해보자면 그 어떤 종족도 열등하거나 우등하지 않다. 하지만 시력으로 보자면 어떤가? 힘으로 보자면 어떤가? 결국 우리가 줄 세웠던 사회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나누고 있는가. 사회는 복잡해지고 다양해진다. 예민할수록 더 피곤해지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사회가 그런 구조로 만들어진 것은 바꿀 수 없다. 결국 우리는 그 열등감을 가지고 그 사회를 적응해 내 가야 한다. 다만 토끼가 호랑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가 얼마까지 성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생긴다. 결국 토끼는 토끼로써의 강점을 키워 호랑이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갖는 것이 자기 계발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일률적인 능력의 경쟁 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그것을 보안해 내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린 시절 사람이 많이 있는 무대 위에 설 기회가 많았다. 혹은 내가 처음 갖게 될 낯선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나는 안경을 집에 두고 나섰다. 안경을 쓰지 않아도 사회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있는 나는 안경만 쓰지 않으면 사람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어디를 쳐다보고 있는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가 보이지 않으면 정작 많은 것이 보일 때보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더 뚜렷하게 사람이 보일 때가 있다. 이처럼 자신의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한다. 다만 그 열등감을 보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그 열등이 필연적으로 갖게 될 우등한 능력을 키우라고 책은 몹시 응원해 준다.
좋다 싫다는 차갑다 뜨겁다와 같이 일종의 감각이고 선호일 뿐이다. 모두를 좋아할 수 없으며, 당연히 모두를 싫어할 수도 없다. 좋아는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 또한 당연한 현상이 뿐이다. 직장이나 일사에서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향과 선호에는 좋고 나쁨도 없고 열등과 우등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아무와도 불편하지 않는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어떤 사람과 편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과 불편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어울리고 모든 일에 능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책은 자신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장점을 살릴 수 있는지 작가가 그간 많은 HSP성향의 사람들과 상담했던 노하우들을 엿볼 수 있다. 생각이 많고 예민한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인정하고 보완, 발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좋다. 혹여 자신의 소심하거나 예민하거나, 내성적이다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관리하고 발전, 보완 가능한 특징일 뿐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