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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열심히 하지마라_중요한 것은 숨쉬듯 해야 한다

by 오인환

열심히 하면 안된다. 중요한 것 일수록 숨쉬듯 해야 한다. 왜냐하면 숨을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목표지향적이고 열정에 타오르는 것은 언젠가 반드시 꺼진다. 미래의 어떤 것을 끌어와 태워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쉼쉬듯 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이 하고 있는지 조차 몰라야 한다. 가끔 그것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든다는 것을 인지하게 하지만 대체적으로 그저 생활이어야 한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완전히 자동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의식이 관여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반응 해야 한다. 그 행동에 지쳐서도 안되고 질려서도 안된다. 쉬는 시간을 가져서도 안된다. 달성한 것에 만족해서도 안된다.

누구도 열심히 숨쉬었기 때문에 숨쉬는 것을 쉬지 않는다. 누구도 쉼쉬는 것에 지치지 않는다. 누구도 쉼쉬는 것에 질리지도 않으며, 열심히 숨쉬었다는 이유로 쉬는 시간을 갖지도 않는다. '워라벨'을 나눠 그것과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을 나눠서도 안되며, 그것이 달성한 것에 만족해서도 안된다. 그저 그냥 자연스럽게 되어야 한다. 그것은 본능이다.

요리사라면 요리에 대해 열심히 생각했으니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그것을 생각하고 TV를 보거나 운전을 하다가도 얕은 몰입상태를 유집해야 한다. 그것을 스스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하루 몇 번을 했는지, 얼마나 많이 했는지 숫자를 가늠해봐도 안된다. 그저 해야 해서 해야한다. 본능처럼 해야 한다. 무엇이 되기 위해 해서도 안된다. 살기 위해 해서도 안된다. 그저 그것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해야 한다. 누구도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숨을 쉬지 않는다. 누구도 부자가 되기 위해 숨을 쉬지 않는다. 누구도 무언가가 되기 위해 숨을 쉬지 않는다. 그저 숨을 쉴 뿐이다.

동기부여 따위는 필요없다. 끊임없이 이르게 하는 강력한 의지력도 필요없다. 열정도 필요없다. 철학도 필요없다. 아무것도 필요없다. 그저 하고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며 해야 하기 때문에 할 뿐이다. 거기에 이유도, 철학도, 목적도 달아서는 안된다. 그저 하고 있기 때문에 해야 한다. 목절을 달면 삶은 언제나 허무하다. 삶은 '죽음'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간다. 아침에 눈을 뜨고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가고 공부를 하던, 일을 하던, 사랑을 하던, 전속력으로 죽음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거기에는 죽음 이외에 어떤 목적도 없다. 죽음만이 목적이며 그 밖에 모든 것은 경유지일 뿐이다. 삶은 그렇다. 삶은 죽음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과정에 여러 경유지를 경유하는 것이다. 최종 목적을 죽음 외로 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의미를 찾아서는 안된다. 내가 사라지는 '죽음'을 초월하는 의미는 나에게 존재할 수 없다. 그 의미는 내가 죽고나면 사라진다. 내가 죽은 뒤에 남는 의미는 내가 아니라 살아 남은 자들의 것이며 나에게는 그 의미조차 무의미하다. 고로 어떤 의미를 갖고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숨쉬듯 해야 한다.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순간에도 희미하게 작동해야 하며 되려 참아보려고 해도 참아지지 못해야 한다. 때로 깊게 내쉬고, 깊게 들여 마신다고 해도 이내, 원래 호흡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리듬으로 일상이 되야 한다. 그것은 특별해서도 안되고 특별하지 않아서도 안된다. 들여마시면 내뱉어야 한다. 균형을 가져야 한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규칙을 가져야 한다. 그 규칙은 의지력으로 갖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형성돼야 한다. 운동을 해서 숨을 거칠게 쉴수도 있다. 수영을 하며 잠시 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의 일탈일 뿐이다. 길어봐야 3분이다. 그 밖에는 대체로 고른 규칙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코로 들어오던 입으로 들어오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멈추지 않고 해내는 것이다.

반복하고 지속하고 빈번해야 한다.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기대를 하지도 말며 그것이 어떤 좋은 효과가 있는지 알아 볼 필요도 없다. 그저 그렇기 때문에 해야한다. 사람을 대하는 것도, 일을 대하는 것도, 공부를 대하는 것도, 삶을 대하는 것도, 돈을 대하는 것도. 모든 것이 그렇다. 특별한 의미는 그것이 달성되고 난 뒤에 부여하면 된다. 우리는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다. 사형집행 날자를 모르는 사형수와 같다. 언젠가 숨 쉬는 것도 멈출 것이다. 그것이 멈추고 나면 모든 것은 멈춘다. 모든 것이 멈추면 숨은 멈춘다. 요리사, 의사, 강사, 사업가, 농사, 약사, 변호사, 화가, 작가 모든 것이 그렇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할 때 부여하면 된다. 그 의미는 의미가 없다. 그것을 행할 때는 단지 무지하며 무식한게 좋다. 그저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하면 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되면,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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