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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l 17. 2024

[소설] 인간실격과 함께 읽어야 할 책_사양

 모든 문학이 그렇겠지만,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은 '다자이 오사무'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는 1909년 아오모리 현에서 태어났다. 대체로 고뇌에 차 있고 어두운 분위기다. 그런 탓에 그의 글을 읽으면 기분이 나빠져서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아무튼 그의 글은 당시 사회적 혼란을 반영한다. 무엇보다도 자전적 요소를 보인다. '인간실격'과 '사양'이 있다. 이 두 편의 소설을 나는 간격을 두고 읽었다. 다만 만약에 다시 읽어야 한다면, 반드시 함께 읽겠다.

 개인적으로 두 작품은 붙여 읽기를 권장한다. 두 편을 함께 읽으면 작가를 더 입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1인칭으로 그리고 3인칭.

  무슨 말일까.

 인간실격은 다사이 오사무를 1인칭으로 본 글이다. 반대로 사양은 그를 3인칭으로 본 글이다. 두 글의 도입을 보면 둘은 완전히 다른 소설인듯 하지만 결국 같은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단 그 둘이 공유하고 있는 공통 배경은 다자이 오사무의 배경을 닮았다. 고로 다자이 오사무를 먼저 알아야 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다. 집안의 부는 '대부업'을 통해 얻었다. 사회주의에 심취해 있던 그로써, '대부업'과 '부유함'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을 혐오하는 한편 모순적이게도 그 부에 대한 이득도 함께 얻었다. 그는 도쿄 제국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또한 학교를 중퇴하고 1930년 중반 부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스스로를 혐오하던 그는 실제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한다. 약물 중독과 같은 문제로 고통 또한 받는다. 이 경험은 '인간실격'과 '사양', 두 편의 소설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그는 생은 꾸준한 자살시도의 도전이다. 마지막 1948년 39세의 나이로 시도한 자살에서 성공하며 짧은 생을 마감한다. 소설에는 그 과정에서 갖게 되는 다양한 고뇌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자이 오다무' 스스로는 소설 속 인물이자 주변인이다.

 '인간실격'과 '사양' 두 편의 소설은 얼핏 다른 이야기를 하는가 싶다. 주인공의 이름도 다르고 당연히 주인공도 다르다.

 기본적으로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이야기를 주인공을 통해 담은 이야기다. 주인공 요조의 내면을 통해 작가 자신의 고통과 좌절, 인간에 대한 절망을 고백한다. 실제 소설에서는 자살 시도와 약물중독, 인간관계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반면 '사양'은 전반적인 이야기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설명한다. '사양'의 주인공은 그 주변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몰락한 귀족 가문과 전쟁 후의 일본 사회를 간접적으로 묘사하며 그를 고뇌하는 한 남자를 지켜보는 주변인의 시선으로 남자를 들여다 본다.

 다시말해서 '인간실격'이 다자이 오사무의 자서전이라면, '사양'은 그를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이다.

 작품은 단순히 개인의 비극을 넘어, 당시 전후 일본 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족 가문이 몰락하는 과정과 전통적인 가치관, 사회적 구조의 변화를 보여주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모습도 보여준다.

 우리 현대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마르크스', '사회주의'에 관한 지식인들의 관점과 고뇌가 들어가 있다.

 개인적으로 인간실격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때쯤 읽어서 그런지 후반부에 드러나는 '인간실격'과 중복되는 내용은 반전처럼 다가왔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기분 나쁘고 어둡고 찜찜한 이야기 일 수는 있으나 나름 감명 깊게 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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