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각] 업과 보_까르마란

by 오인환

종교와 상관없이 '까르마'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까르마는 '업'이라는 의미로 지은 업은 반드시 '보'를 받게 되어 있다. 콩을 심으면 콩이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나며, 오른쪽으로 밀면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지은 까르마는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사라지지 않고 보존된다. 열역학 제1법칙에 '에너지 보존법칙'이 있다. 모든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소멸하지 않고 단지 그 형태가 변할 뿐이다. 즉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고 생성되지 않으니 완전히 새롭게 탄생하는 것도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우주적으로 볼 때, 존재할 수 없다.

양자역학으로 볼 때, 양자는 상호관계한다. 우주 전체의 양자적 상태에서 모든 양자는 영향을 주고 받는다. 서로 얽힌 입자가 특정한 연결을 통해 상호 영향을 끼친다. 이는 '비트코인'의 '블록체인'과 닮았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매커니즘으로 작동되지만 모든 행동이나 선택이 '양자 상호작용'으로 인해 직, 간접 얽힘으로 설정되어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우주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결과는 우주 어딘가에 반드시 '흔적'을 남기게 된다. 오컬트적으로 '파동'과 '에너지'를 설명할 것도 없다. 모든 것은 일어날만하여 일어나는 일이다.

까르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까르마는 '한 번'의 변이로 생성되지 않는다. 물론 한 번의 '변이'도 까르마를 만들긴 한다. 그러나 작은 까르마의 보 역시 미미하다. 가시적 결과가 현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적잖은 까르마가 중첩돼야 한다. 또 꾸준하게 반복되어야 한다.

즉, 까르마는 '습'에 의해 쌓인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한 방울 떨어진 낙숫물은 바위에 흔적을 남기지 못하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한 낙숫물은 반드시 그 흔적을 남긴다.

'반복된 행동'인 '습'은 반드시 까르마를 만들어낸다. '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습'은 '식'에 의해 만들어진다. '식'이란 의식이나 인식을 말한다. 외부의 대상을 인식하고 경험을 통해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는 눈, 귀, 코, 혀, 몸, 정신 등을 통해 들어온다. 감각 기관은 '식'을 쌓고 그것이 '반복'되면 '습'이다. 습은 업이 된다. 업은 '보'가 된다.

꾸준하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꾸준하게 어떤 것을 받아 들이는가. 그것은 무의식이 되어 저도 모르게 반복하는 습을 만든다. 감정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행동을 만들며, 행동은 습관이된다. 습관은 까르마가 되어 결과를 만들어낸다.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다. 다만 따지고 보면 쌓지 않은 결과가 생기기도 한다. 자연재해를 맞이하거나 위기를 맞이하는 경우가 그렇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또한 보존된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새우잡이 배'를 인수한 '포레스트'가 엄청난 폭풍우를 만난 것이다. 폭풍우는 피해를 끼친 원인이겠다. 다만 폭풍우에서 살아 남은 하나의 배가 모든 경쟁자와 싸우지 않고 승리한다.

우주는 받은대로 돌려주기도 하지만 먼저 주고 받아내기도 한다. 즉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는 반대로 요동쳐 돌아오게 되어 있다.

간단하다.

주면 받고, 받았으면 돌려 주게 되어 있다.

출렁이는 파도를 보면 그 위로 아래로 얼마나 출렁거리든 멀리서 볼 때 잔잔할 뿐이다. 원자 수준으로 아무리 요동쳐도 멀리서 보기에 모든 것은 그저 정지해 있는 듯 보인다. 모든 것은 가까이 볼 때 무자비하게 출렁거린다. 그 속도와 방향도 알 수 없고 모든 것은 무한한 가능성으로만 있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그것은 그저 바다일 뿐이고, 그저 연필일 뿐이고, 그저 종이일 뿐이며, 그저 현상일 뿐이다. 그것이 우리는 무한하게 출렁이는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상을 보지 않는다. 우리가 그것을 거시적으로 보기에 그것은 그저 고정된 그것일 뿐이다. 그것은 아무리 요동쳐도 멈춰 있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가만히 있는 꽃병과 가만히 놓여 있는 정막함 그것은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치열하게 떨고 있다. 굴러가는 바퀴를 가만히 보건데 때로는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바퀴가 멈춰진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은 어차피 제자리를 찾게 되어 있다. 영원한 것은 없고 언젠가 바뀌고 주고, 받으며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된다. 제자리를 찾았을 때, 그것은 수레바퀴의 어느 점처럼, 온전한 제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간 제자리일 것이다.

IMG_6761.jpeg?type=w580




IMG_6760.jpeg?type=w580




IMG_6759.jpeg?type=w580




IMG_6758.jpeg?type=w580




IMG_6757.jpeg?type=w580




IMG_6756.jpeg?type=w580




IMG_6755.jpeg?type=w580



IMG_6754.jpeg?type=w580




IMG_6752.jpeg?type=w580



keyword
작가의 이전글[환경] 지구를 진정으로 위한다면?_물욕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