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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Aug 29. 2024

[인문] 혼자하는 생각과 말이 중요한 이유_나 없이는

 삶은 생각보다 정교하고 섬세히 연결되어 있다. 물질과 원자 단위 뿐만 아니라, 모든 행동과 생각이 사정없이 연결되어 있다. 선택은 단일 선택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물결처럼 퍼져나가고 그 흔적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선택이라는 '원인'은 형태만 변하고 그 본질은 영원히 남아 우리와 우주를 잇는다. 즉, '선택'이라는 입력값에, '결과'라는 '출력값'이 나오는 것이 함수를 닮았다. 예전 '피타고라스'는 수를 우주의 근본 원리로 여겼다. 피타코라스 학파는 수학적 관계가 우주의 질서를 설명한다고 믿었으며, 수를 종교처럼 여겼다.

 우리가 우주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은 역시 수학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규칙과 대응'이라는 이름의 '함수'와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데이터를 무수하게 대입하여 규칙과 대응의 값으로 출력하는 '알고리즘'이 '신'처럼 추앙받는 세상에 과연 '연결'이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치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원인은 결과에 연결되고, 삶은 죽음에 연결되고, 빛은 어둠에 연결된다. 이러한 상호 연결성 속에서 각각의 요소는 상계처리 되어, 결국 모든 값은 더하면 0이 된다. 이는 각 요소가 서로를 보완하고 상쇄함으로써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는 상태가 된다는 의미다. 회계학에서 '차변'과 '대변'을 정리하여 완전히 균형이 맞는 상태로 유지해야 그 자산의 '본질'을 이해 할 수 있듯, 음수 1은 양수 1을 만나 0이 되고, 출구는 입구를 만나 0이 되고, 시작은 끝을 만나 0이 되며, 만남은 이별을 만나 0이 된다. 자칫 '극'처럼 가장 멀어보이는 것들은 결국 하나의 덩어리로 연결된 아이러니를 갖는다.

 까르마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무언가를 심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는다는 단순한 진리다. 이 진리는 우리가 세상에 남기는 모든 흔적이 에너지를 닮아서 결국 소멸하지 않고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결국 우리의 선택과 생각, 행동에 대한 응답을 다시 마주해야 한다.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입자가 상호작용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우주의 다른 끝에 있는 무언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실로 모든 것이 얽혀 있는 듯하다. 이 얽힘은 우주의 본질을 보여준다. 얽힘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며 이 얽힘이 '연결'이 아니라 '동일성'에 가깝다는 것을 말한다.

 마치 혼자서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의 행동이 우주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 처럼 살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모든 것은 기록된다. 우리의 생각, 말, 행동은 파동이 되어 퍼져나가고, 그 파동은 다시 돌아온다. 언젠가 우리가 보게 될 결과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원인'의 다른 형태일 뿐이다.

 삶은 주고받음의 연속이다. 우리가 던진 돌은 반드시 물결을 만들고, 그 물결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때로 그 물결은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물결은 사라지지 않으며 크기를 줄이지도 않고, 오로지 모양만 바꾸어 다가온다는 것이다. 모든 행동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 돌아간다. 봄은 여름을 떠나 가을을 거치고 겨울에 도달하지만 다시 봄이 되듯, 수레바퀴가 땅을 딛고 굴러 하늘을 향하다가 다시 땅을 딛게 되듯.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주고 받으며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흔적을 남기느냐 하는 것이다. 수레바퀴는 굴러 제자리를 향하는 듯 하지만 결국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지나간 흔적은 바닥에 고스란히 남는다. 이는 피해 갈 수 없는 대우주의 진리다. 우리는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 속에서 살아간다.

 내가 하는 생각, 행동, 선택, 말 모든 것은 스스로만 속이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곳에 연결되어 기록되고 있으며 그것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처럼 온 우주가 알게 하며 다시 나에게 돌아와 나를 알게 한다.

 혼자 있어도 우리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고, 혼잣말도 혼자하는 것이 아니며, 혼자하는 생각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모든 것을 관찰하듯, 모든 것은 나를 관찰하고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관찰함으로써 존재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되도록 한다.

 그것이 양자역학이다. 세상이 나를 만들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 없이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세상은 나의 창조자이고, 나는 세상의 창조자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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