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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발] 1천 권독서법

by 오인환

서귀포 이마트는 내가 책을 구매하던 장소 중 한 곳이다. 지금은 자주 방문하지 않지만, 내가 이 곳에서 책을 많이 구매한 이유는 내가 자주 장을 보러 다니는 곳 중에서 이동 주차 없이 바로 책을 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주차가 힘들다. 주차공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차량이 타 지역에 비해 차량 소유대수도 상대적으로 많다.


그런 이유로 내가 이마트를 방문하게 되면, 이 곳에서 책을 구매하곤 했는데, 책의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로 더 이상 이마트에서 구매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북으로 읽었다. 이마트에 항상 진열되어 있던 책이라, 눈에 익었던 책이지만, 나의 소장 욕을 자극했던 책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북으로 읽었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저자인 전안나 님이 1천 권의 독서를 하면서 느꼈던 일들과 노하우들에 대해서 서술되어있다.


가만히 생각해본다면, 1천 권은 상당한 숫자이다. 하루에 한 권씩 꾸준하게 읽어도 3년이 걸리는 시간이다. 나는 대충 시간을 재어보지 않았지만, 대략 나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은 그 두께가 조금 되므로, 한 권을 완독 하는데 8시간 이상이 걸리는 것 같다.


물론 어떤 책이냐에 따라서, 속독으로 넘어가는 책들은 한 시간에 끝나는 책들도 있지만, 이상하게 책을 읽을수록 지적 호기심의 욕구가 생김으로 내가 선택하는 책들의 부피가 커지기 마련이었다. 이런 책은 본업을 하면서, 아이를 보면서는 도통 하루에 한 권을 읽기 힘들다. 쉬는 날을 포함해서도, 오롯하게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기 힘들기도 하고, 나에게 중요한 것들의 우선순위에서 나의 아이들과의 시간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에 나도 내가 읽었던 책의 권 수를 기록했던 적이 있다. 군대에서 상병을 달던 시기부터, 전역하는 날까지 읽었던 책의 이름과 저자의 이름 그리고 평가를 수첩에 적어두었다. 대략 1년 간 내가 읽었던 책은 100권가량이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입국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국에서 참고 참았던 독서욕구를 폭발시키는 시기에는 200권가량의 책을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눈으로 보는 책뿐만 아니라, 오디오 북과, 잡지 그리고 시집이나 얇은 서적 등도 한 권으로 두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1,000권의 책을 읽은 그녀의 비법은 참으로 놀랍지만, 내가 깨달은 사실은, 시간이다. 나는 지금 것 내가 읽은 책의 권 수가 총 몇 권쯤 됐는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 내가 1년에 150권씩 읽고 있었다면 3년 동안 나는 500권에 가까운 책을 읽었다는 샘이다.


나는 책에 미쳐 있던 편은 아니다. 그냥 단지, 책을 좋아했을 뿐이다. 하지만 저자처럼 책에 미쳐 있고, 책에서 힐링을 찾는다면, 못 이룰 것도 없는 목표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읽은 책의 권 수를 세어보기도 했고, 읽은 책의 권 수가 많을수록 성취감과 욕심이 생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읽은 권 수를 세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도 분명 존재한다. 책에 대한 지적 호기심보다는, 권 수에 대한 욕심 때문에, 깊은 이해 없이 슬쩍 넘어가기도 하고, 될 수 있으면 두껍고 오래 걸리는 책은 걸러 버린다는 큰 단점이다.


때문에 나는, 책의 권 수를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최대한 그 숫자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호기심을 갖고 있는 책들은 보통 700쪽에서 1000쪽까지 두꺼운 책들이 많다. 이런 책들을 시작해버리면, 책 권수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지적 호기심을 참게 되는데, 이런 모순 때문에 처음 얼마 간은 얇고 가벼운 책 위주로 읽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은 어쩔 수 없이 두꺼운 책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상당히 고마운 몇 가지가 있다. 일단, 나는 책을 읽다가, 내 인생철학이 될만한 한 줄이 있다면, 나머지 500쪽의 글들이 쓰레기 같다 하더라도, 그 책은 좋은 책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갖고 있던 일종의 강박을 해결해 주었다.


'한 번에 한 권만 읽어야 한다는 강박' 말이다. 저자도 나처럼 동시에 여러 가지의 책을 읽는 듯했다. 꼭 나만 그렇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자신 있게 이런 독서법에 강박과 부담을 버리고, 나의 독서법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책을 읽을 때는 몇 가지 좋은 습관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책은 사자마자, 최대한 당일날 읽는 것을 추천하고, 호기심이 발동할 때의 소재의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흥미가 있는 시간에 읽는 책이 이해와 습득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리도 바로 읽지 않을 책들을 꾸준하게 구매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언젠가 읽겠지 싶은 책들을 서재에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집 이곳, 저곳에 놓아둔다면, 언젠가는 꼭 읽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한 번 읽은 책과 비슷 한 책들을 읽는 것도 추천한다.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생각의 깊이와 방향이 넓어진다.


아무튼, 이 책은 가볍게 '이런 책도 있구나'하는 감정을 건드렸던 책이다. 뭐랄까? 필독할 이유는 없지만, 읽지 않으면 안타까운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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