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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Sep 19. 2024

[일기] 하루를 선택하는 방법_비 내리는 날








 오랜만에 비를 맞았다. 비를 맞으려고 한 건 아닌데 맞게 됐다.


비는 오래 맞으나, 덜 맞으나 이미 젖어 있다면 그 이상으로는 의미가 없다. 이미 어느 정도 젖게 되자, 뛰던 발걸음은 느려졌다.



 '그래, 이러나 저러나 이미 젖은 걸'



 그때부터 마치 아무도 밟지 않은 흰눈을 밟는 느낌으로 '작정하고 망가트리는 일'을 해봤다. 물 웅덩이를 보고도 피하지 않고 신호가 빨간불이 걸려도 그대로 서서 기다렸다.



 언제 한번은 이런 생각을 했다. 같은 비를 맞고도 누구는 낭만을 느끼고, 누구는 처량함을 느낀단다. 내리는 비에는 잘못이 없다. 비는 그저 내릴 뿐이고 낭만과 처량함은 사람이 느낄 뿐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처럼 그저 그렇게 되고 싶어서 명분을 찾을 뿐이다. 슬프고 싶어서 슬픈 이유를 찾고, 기쁘고 싶어서 기쁜 이유를 찾을 뿐이다.



 아이와 함께 갈 도서관을 알아봤다. 그간 꽤 먼 도서관을 다녔다. 규모도 있고 책도 많았다. 다만 사용하지 않는 온갖 기능이 추가된 최첨단 휴대폰처럼 오버스팩이다. 동네 도서관은 아이와 엎드려 책을 볼 수 있었다. 자유롭게 책을 읽어 줄 수 있었고 집과 학교 사이에 있었다.



 사실 최근 이사를 가면서 아이의 학교가 조금 멀어졌다. 멀어졌다고 해도 걸음으로 10분 정도 거리다. 더 멀어지면서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



 눈씻고 찾을 수 없을 장점이라면 눈을 더 크게 뜨고 다시 씻고 찾아보기를 반복했다. 찾았다. 학교와 집 사이에 도서관이 있었다. 내리는 비처럼 모든 상황은 내가 주체 할 수 없는 영역의 것들이 많다.



그때마다 어떤 감정을 선택할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선택이 '행복의 방향으로 옳다'고 여긴다.



'법륜스님'이 말하기를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단다. 부모가 행복한 척하면 아이도 행복한 척 살아간단다. 고로 의심없이 완전한 행복을 느끼자. 이는 나를 위해서, 부모를 위해서, 자식을 위해서 조건없이 옳다.



 그러지 않아야 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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