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고양이, 오리, 개, 고양이, 오리...'
이 규칙에서 일곱번째와 여덟번째 동물의 다리는 모두 몇 개인가.
답은 여섯.
이 간단한 문제를 '아이'는 1시간 고민했다.
울었다가 돌아왔다가, 짜증을 냈다가 좌절했다.
'아빠가 조금만 도와줘'
도와주지 않았다.
'소리내서 천천히 읽어봐'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할 수 있어'
아이는 결국 그 문제를 스스로 풀었다.
다시 말하지만 한 시간이 걸렸다.
아이가 그 문제를 해결하자,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울음일 터트렸다. 가만히 안아 주었다. 아이에게 칭찬을 해주고 일하러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았다.
꽤 큰 문제가 나에게 왔다. 해결책이 없어 보였다. 답답했다. 다 그만 내려 놓고 싶다가도 다시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다시 짜증이 솟구친다. 막다른 길에 닿은 듯한 좌절감을 맛보다가 마음을 고쳐 먹는다.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밤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다 그만두고 도망가고 싶다.
그러다 문뜩 떠올랐다.
아이는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절대적 난이도는 다르겠지만 상대적 난이도는 같다.
나도 포기할 수 없다.
모두가 각자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며 사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고 나는 나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것이다.
모두에게는 그럴만한 힘이 주어지고 그 숨겨진 힘을 발견하면 다음 세계로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삿포로 캔맥주' 한 잔 마시고 다시 골머리 싸매보자.
답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