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각] 주체적으로 올곧아야 한다. 타인에 의해 곧아져

by 오인환


IMG_8135.jpg?type=w580




'명상록'에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다.



'주체적으로 올곧아야 한다. 타인에 의해 곧아져서는 안된다.



'주체성'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비슷한 표현을 '법륜스님'에 글에서 본 적 있다.



법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스스로 적게 쓰는 것은 '검소'함이고, 타의로 적게 쓰는 것은 '가난'이다. 스스로 낮추는 것은 '겸손'이고, '타의'로 낮추는 것을 '비굴'이다. 스스로 남에게 재물을 주면 '기부'고, 남에 의해 주게 되면 '강탈'이다.'



삶은 워낙 다변적이라 받기만 할 수도, 주기만 할 수도 없다. 항상 이기는 것도, 항상 지는 것도 없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고, 이기는 것이 있으면 지는 것도 있다.



어디서 보기에 '긍정'이랑 '좋게 생각한다'가 아니라 '그렇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상황을 보고 무조건 좋게 생각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망상적인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좋은 면'과 '나쁜 면'은 모두 가지고 있다. 모든 상황이 그렇게 양면적인데 한쪽 측면만 바라보는 것이 바로 '부정'이다.



좋다고 보여지는 것에 나쁜 면을 보고, 나쁘다고 보여지는 것에 좋은 면을 찾으며 겨우 중간으로 돌아오는 것. 그것이 '긍정적인 삶'이다.



인간의 감정이 워낙 나약한지라, 이길 때는 기고만장하고 질때는 자포자기하게 된다. 널뛰기 같은 감정에서 벗어나, 올라가서도 자만하지말고 내려거서도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것을 위해 꽤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적잖은 시간을 안고 태어나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고독함'이다. 짧은 시간까지 쪼개에 의미없는 바쁜 행동을 하지말고 적막하고 고독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빈 시간과 공간, 무엇도 연결되지 않은 오롯한 그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을 느끼는 과정에서 복기하고 되새김하는 것이다.



깨끗한 화면을 담기 위해, 촬영기사는 다양한 고심을 한다. 카메라 렌즈가 얼마나 깨끗한지와 상관 없이 올바른 피사체를 촬영하기 위해서 때로 '짐벌'이라는 구조물이 필요하다. 짐벌은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두고 흔들림을 최소한으로 하는 기계다.



삶에 주체성을 장착한다는 것은 마음에 '짐벌'을 다는 바와 같다. 아무리 흔들어도 피사체에 촛점을 고정시키고 대상을 관찰하도록 한다.



명징하게 피사체를 보면 그때서야 동작을 취할 수 있다. 마음의 '짐벌'을 단 사람은 그렇게 다르다. 외부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중심을 유지한다.



어린 시절, 부모와 선생은 체벌과 쓴소리를 해서라도 바르게 하고자 한다. 다만 나이가 들며 체벌과 쓴소리를 할 사람은 사라진다. 사람들은 잘못된 이를 똥 피하듯, 슬그머니 피할 뿐 고치려 하지 않는다. 고로 스스로 자정할 줄 모른다면 결국 누구도 고쳐주지 않는다. 또한 누군가에 의해 고쳐진다면 그 또한 자신의 중심이 아니다.



그렇다.



'주체적으로 올곧아야 한다. 타인에 의해 곧아져서는 안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행] 쌍둥이 첫 해외여행_상하이 중국(1일차_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