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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r 24. 2021

[리뷰] 왜 윌라 오디오북을 이용하는가?

얼마 전까지,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오디오북은 아마존 킨들 오디오 북이다. 기존 TTS(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를 지원하는 전자책들과 다르게 성우가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플랫폼은 아마존의 킨들이 유일한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커다란 문제가 있다.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방송에서 배우 김혜수 님이 광고하시는 '윌라 오디오북'의 내용을 본 적 있다. 다른 배우였다면 스치고 지나가지 않았을까. 그 전 까지만 하더라도 다른 읽기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TTS형 오디오 북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가입 후 한 달 무료 이용이라는 광고를 보고 선뜻 지원했다. 처음에는 장점도 보였지만, 단점도 보였다. 장점으로는 부드러운 목소리의 성우가 직접 읽어준다는 점이다. 또한 신간도서가 빠르게 업로드된다는 것도 아주 커다란 장점이었다. 사실 가장 커라단 장점이라기보다 최고의 장점이다. 보통의 전자책 지원 도서들은 시간이 꽤 지난 도서들이 많다. 그런 이유로 내가 진정 읽고자 하는 책들을 만난 다기 보다, 한참을 고르다가 결국 '이거라도 듣자'는 식으로 듣는 경우가 많다. 단점은 역시나 소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기도 하고, 기록하는 방식에서도 조금 애매하다는 느낌이 있긴 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가 있다. 그 단점은 아마존 킨들에서도 같다. 결국 대한민국에서는 오디오북에서 윌라의 대체제는 없다.



 윌라 오디오북은 요즘 핫하다는 도서부터 시작해서 꽤 많은 도서를 지원한다. 이것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윌라 오디오북으로 좋아하는 도서를 들을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지만, 오디오 북으로 들었던 도서를 결국 종이책이나 전자책으로 다시 소장한다. 결국 이중 지출이 발생한다. 이것은 윌라 오디오북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굳이 윌라 오디오북의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전에는 내가 구매하거나 읽기를 망설였을 법한 책들을 너무나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긴 관점으로 보자면 이득이다. 어쨌거나 시간을 내서 읽기 애매한 도서들 같은 경우에 오디오북으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들을 수 있다. 나는 제주도 남원에 거주하고 있다. 서귀포로 가기에도 40~50분이 걸리고 제주시로 가기에도 40~50분이 걸린다. 그 흔한 이마트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대략 한 시간을 이동해야 겨우 대형마트 쇼핑이 가능하다. 아이를 키우는 집은 불을 끈 상태로 한 참을 아이가 잘 때까지 가슴을 토닥여야 한다.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는 결코 책을 읽을 수 없고 아이가 잠들어도 결국 책을 읽지 못한다.



 불 꺼진 방에서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전자책을 보기엔 아이의 얼굴로 비치는 불빛에 조심스럽다. 또한 하루 일과 내내 글자와 씨름하던 피로가 쌓인 머리와 눈에 글자를 덜 담고 싶을 때면 눈을 감고 누가 책을 읽어주기를 바랄 때가 있다. 유튜브 음성만 듣기도 하고 음악을 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쌓여가면서 점점 자기 발전에 대한 욕구나 도서에 대한 욕심은 채워지지 않았다. 방법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던 와중 발견했던 '아마존'은 어느 정도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하지만 결국 원어로 듣기보다 편한 모국어로의 오디오북이 간절했다. 그때 찾은 오디오 북이다. 처음에는 윌라를 통해 자기 계발서나 역사, 경제 서적을 들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집에서 정비를 하면서, 혹은 자기 전에 혹은 운전하면서 종종 들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듣다가 너무 괜찮다 싶은 구절이 나오면 어딘가 받아 적거나 표시를 해두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는 함정이다. 나의 핸드폰은 노트 시리즈이고 태블릿은 s펜을 지원하며 노트북은 손필기가 가능하다. 나는 운전 중에 오디오 북을 멈추고 갓길에 차를 세워 놓고 필기를 한다. 자기 위해 불을 끄고 누웠다가 다시 핸드폰으로 필기를 한다. 



 결국 나는 오디오북으로 '소설'을 활용하기로 했다. 소설을 활용하다 보니, 오디오북의 장점이 극대화됐다. 아주 풍부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성우들이 풍성한 스토리를 제공해준다. 굳이 필기할 필요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소설을 듣기 시작하자 윌라의 장점이 극대화됐다. 차를 탄다. 시동을 켠다. 어떠한 설정 없이 바로 오디오 북은 내가 들었던 소설의 뒷이야기를 이어서 해준다. 원래 나는 오디오북을 들을 때, 2배 속으로 듣는 편이다. 하지만 때에 따라 성우 분들의 연기력을 느끼고 싶을 때는 1.3배속으로 듣는다. 1.0배속으로 듣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나는 템포가 길어지면 집중력이 오히려 흐트러지는 듯했다. 너무 빠르면 목소리가 집중하기 힘들고 감정이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나 스스로 황금 속도인 1.3배속을 찾아냈다. 들고 있는 전자책에 와이파이가 연결됐을 때 다운로드하여두면 핸드폰 조작하지 않고도 들을 수가 있고, 시간 예약도 가능하다. 



 물론 윌라가 장점만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가끔 어디까지 들었는지 전체의 분량 대비 현재 분량을 확인하는 방법이 조금 어렵기도 하고 어느 챕터를 읽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깔끔하지는 않다. 또한 여차하고 듣는 와중에 목차를 확인하다가 실수로 터치가 되어버리면, 어디까지 들었었는지 되돌아가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조작 미숙으로부터 생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대체제는 분명 없으며 동종업계 독보적인 회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책을 몹시 좋아하는 1인으로써 개인적으로 몇 가지 추가됐으면 하는 기능들이 있다. 아마 내가 원하는 기능은 회사 측에서도 이익을 실현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중 하나는, '읽고 있는 도서 구매하기' 기능이다. 전자책이나 종이책도 괜찮고 꼭 윌라에서 직접 관리하지 않고 예스 24나 교보와 연계돼도 괜찮을 듯하다. 간편한 결제로 현재 듣고 있는 책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 구매할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 특히 나 같이, 오디오 북으로 듣다가. "이건 소장해야 돼!!!"라고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는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에 무언가 익숙하지 않았다. 책은 눈으로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오디오북을 잘 듣지 않기도 했고 윌라 오디오북도 지웠다가 다시 설치했었다. 다시 내가 윌라로 복귀한 이유는 단순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독서량이다. 한 권의 독서는 다음에 이어질 독서에 상호 연계되며 시너지 효과를 내준다. 구매 성향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종이책으로 구매하는 책이 있고 전자책으로 구매하는 책이 있고,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는 책이 있으며, 오디오북으로 듣는 책들이 있다. 각각 읽는 방법마다 선호하는 책들이 달라진다. 종이책으로만 독서를 고집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알게 모르게 독서 편식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오디오북이나 전자책도 함께 사용하면서 종이책이라면 결코 구매하거나 읽을 것 같지 않은 도서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한국민 독서시간은 하루 평균 6분이라고 한다. 독서율은 세계로 봤을 때 166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렇게 책을 많이 안 읽는 나라에서는 혁신이나 발전이 어렵다. 실제로 대다수의 부유층은 독서량이 많고 오디오북 이용 비율이 높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윌라 회원 대상으로 독서 습관을 조사한 결과, 종이책의 월평균 독서량이 7.4권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실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9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이책과 전자책을 포함한 성인들의 연간 평균 독서량이 7.5권이란다. 윌라 오디오북의 이용자들이 대한민국 평균 성인이 1년에 읽을 독서량을 한 달 만에 읽어낸다는 것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구독 경제를 이용한 플랫폼들이 요즘 대세다. 그중에 '책'이라는 쉽지 않은 콘셉트 틀을 가지고 '국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윌라 오디오' 북을 개인적으로 응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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