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맥주를 끊겠다고 다짐을 하고 거의 1년을 지켰다. 물론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마셔야 하던 상황을 제외하고는 거의 마시지 않았다. 그러다 2021년 다시 마시게 된 맥주뿐만 아니라 비대해진 몸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스스로 느끼게 됐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들을 입 속으로 쑤셔 넣으며 살았던 지난날이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든다. 내 몸을 포기한 듯 살았던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가 이제 와서 들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내가 이마트에서 구매한 마지막 맥주 켄은 어떤 맥주캔일까?
역시 나는 독하지 못한 성격인 것 같다. 5L짜리 맥주캔을 구매했다. 뉴질랜드에 있을 때도 이처럼 파티용 맥주를 자주 사다 먹곤 했다. 그 뒤로 한국에서 몇 번을 더 먹어보다가 하루 이 한 캔을 모두 마시고 엄청나게 심하게 앓았던 과거가 있어서 꽤 오랜 기간 동안 마시지 않았다. 그리고 이 맥주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추억도 있기도 하다. 마지막 맥주를 구매하고 한.. 한 달 정도 먹으려나 싶다.
거품이 풍부하게 나오는 탓에 그냥 캔 맥주와는 맛이 다르다. 어쩐지 호프집에서 바로 나오는 생맥주를 들이마시는 느낌이다. 물론 절제가 되지 않으니 어디까지 마시고 있는지 알 턱은 없다.
옆에는 이처럼 온도계 모양이 있는데 이것이 파란색일 때가 맛있을 때라고 한다. 바로 구매 후에는 저렇게 흰색이다.
함께 딸려오는 맥주잔 2개도 있다. 보통 맥주잔이 얇고 약한 편이라 설거지할 때나 다룰 때 쉽게 깨질 수 있는데 이 맥주잔은 cc는 적지만 꽤 두껍고 단단하다. 이게 오히려 맞지 않나 싶다. 자주 짜 먹으면 되니 굳이 깊은 컵이 필요할 이유는 없다.
호프집에서 보이던 부속품들이 같이 들어가 있다.
'갑자기 웬 구둣주걱이 들어갔지' 하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신발장에 넣었다. 알고 보니 거품 걷어내는 용도로 사용하는 스키머라고 한다.
살이 올랐다기보다 몸이 비대해짐이 느껴진다. 턱을 조금만 내려도 차오른 살이 느껴진다. 몸이 뻣뻣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다. 너무 쉽게 피곤해지고 피부가 안 좋아지고 땀도 쉽게 나는 듯하다. 더위도 쉽게 타고 제일 중요한 건 옷이 맞는 게 없다.
이불과 같은 옷을 겨우 입고 나면 정말 체중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오를 만큼 차오르고 드디어 한계점에 온 듯하다. 아마 몸무게를 재어보진 않았지만 내 인생 역대 최고 몸무게를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겠다. 가만히 앉아서 책이나 보고 있으니 몸이 여간 망가지는 게 아니다. 앞으로 여름까지 열심히 관리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