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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y 13. 2021

[D-100] 몸무게가 3자리가 됐다_운동 시작

살면서 몸무게가 세 자리가 된 것은 처음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줄 곧 마른 체형이었다. 그러다 불쑥하고 살이 찌면 다시 쑥! 하고 빠지고 다시 살이 찔만하면 마른 체형으로 돌아왔다. 군대 있을 때, 단독 군장을 하면 방탄모와 K-2 소총 및 기타 장비류를 둘러메고도 70kg 이 안 나갔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유학을 가서 난생처음 80kg이 넘어서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고, 급격하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강제 가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2주 만에 다시 65kg로 빠지기도 했다. 너무나 늘었다 줄었다가 심한 몸무게 탓에 그 뒤로 취업 후에 70kg가 넘었을 때도 별 걱정이 없었다. 그리고 해외에서 사회생활을 지속하다가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몸무게는 80kg도 훌쩍 넘었다. 내가 결혼을 하던 당시 몸무게가 88~90kg였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금방 빠질 몸무게라는 생각을 가졌다. 드디어 오늘 몸무게 102kg이 넘은 것을 보았다.

어쩐지 몸무게를 떠나 예전에 맞던 옷 중에서 트레이닝복을 포함하여 예전에 옷이 맞는 게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옷을 사 입는 편은 아니다 보니 외출마다 곤욕이다. 오늘 다시 헬스장을 끊었다. 헬스는 사람이 없는 밤 9시 반이나 10시 반 이후에 이용할 예정이다. 헬스장 규정상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고 한다. 처음에는 동네 운동장을 뛰어 볼 생각도 했으나, '더워서', 혹은 '추워서', 혹은 '비가 와서' 등 지금 쓰기도 낯간지러운 변명으로 하루하루를 낭비했다. 결국은 변명거리를 차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헬스는 하루 2번 이용할 예정이다 아침 일찍과 저녁 늦게 2번을 이용할 예정이다. 남들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기회가 생겼다. 목표를 달성하고 성취해가는 성취감도 다시 맛보고 싶다는 욕심도 든다. 운동이라는 목적보다 여러 가지 다른 명분을 두고 운동을 할 예정이다.
첫째로, 운동을 할 때는 영화 한 편(2시간 내외) 혹은 강의나 오디오북 등을 듣고 반드시 그날 리뷰를 꼬박꼬박 올릴 예정이다. 원래 괴테는 요즘은 운동에 속하는 걷기, 즉 산책을 사색을 위해 필수적으로 하라고 했다. 운동하며 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사색의 깊이를 깊게 만든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쳇바퀴나 돌라고 올 거라면 분명 나의 성향 상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둘 것이 뻔하다.

둘, 운동을 할 때 그 기한을 3개월(100일)로 한정한다. 나는 무한대를 싫어한다. 기약 없고 목표 없고 끝없는 일을 무의미하게 반복할 자신이 없다. 운동은 100일로 정하고 매일 식단과 몸무게 시간을 기록할 예정이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3개월 간, 앞자리를 5번 바꾸는 것이 목표다.

셋, 첫 89kg에 진입하면 첫 맥주 한 캔을 마실 것이고, 첫 79kg에 진입하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배가 터지도록 먹을 것이다. 69kg에 진입하면 유튜브에 얼굴을 공개하고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할 것이다.

새벽 4시 기상은 최초 한 달 꾸준히 유튜브 영상을 올려 내용을 올렸다. 그 결과 지금은 알람을 맞추지 않더라도 4시 반이나 5시 정도면 눈이 떠진다. 정확하게 기상 후 기록을 하고 있진 않지만 생활 습관은 대략 형성이 된 듯하다. 이렇게 습관이 된 것은 어찌 보면 기록과 대외적인 약속의 힘이 크다. 매일 블로그를 업로드하면서 이번 다이어트 100일도 성공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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