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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튜브 '머니게임'을 보고

by 오인환

유튜브에서 대형 컨텐츠로 하는 '머니게임'이라는 시리즈를 정주행했다. 시즌1이 끝난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아직도 이에 대해 누가 옳고 누가 옳지 않는지를 가지고 혹은 그 뒤로 여러가지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이 영상을 시청하면서 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얼핏 누가 옳고 옳지 않아 보이는 이 구도에서 실제로 옳은 사람도 없고 옳지 않은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다. 누군가가 배신을 하거나 가시적인 얼굴로 사람을 대하거나 규칙을 위반하거나 따위의 일들은 모두 목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의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이고 이해충돌일 뿐이다. 영상 전반에서는 알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아마 촬영을 중단하고 일부 사람들이 우승상금을 나누자고 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그것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옳고 그르다는 기준의 차이가 분명하지 않다. 이처럼 도덕적 가치라는 것은 '법'과 다르게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항상 말버릇이 없던 사람의 욕과 항상 바르던 사람의 삐딱한 자세는 분명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후자의 쪽이 훨씬 지탄 받기 마련이다.

이처럼 도덕적 잣대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는 공동 분배를 약속하기로 한 것을 깨는 행위를 지탄하고 누구는 어차피 이뤄질 수 없는 '이상'같은 계획에 행동하지 않는 순진함을 비웃는다. 참가자 모두는 각자 개인의 도덕적 잣대에 따라 움직였다. 누군가가 욕을 먹어야 한다면, 다수의 대중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도덕적 잣대에 어긋나는 사람일 경우다. 그 또한 그르지 않다. 우리 사회는 어른에게 반말을 하는 사람이 극소수다. 그런 이유로 어른에게 반말하는 것은 지탄 받는다. 하지만 어른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 타문화권에서 보자면 그는 잘못된 사람이 아니다. 모두 가치관의 차이다. 우리가 어떤 다수와 집단을 이루고 있는지의 차이다. 모든 돈을 동등하게 나누자는 것은 이상으로 두는 사회가 있다. 경쟁을 통해 스스로의 이익을 확실해 해야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도 있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택해도 나쁘지 않다. 북유럽 사람들은 한, 중, 일의 치열한 일생을 가엽게 바라본다. 우리는 그들의 일상에 대해 무기력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 사람들이 모두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생각이 어떤 주의를 택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나의 친한 친구의 동생이 캐나다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는 상담을 들었던 적이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다면 분명 우리나라에서 보다 경쟁도 덜 하고 꽤 괜찮은 복지의 혜택을 받으면 편하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친구는 동생의 이민 문제에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이유를 물었다. 국가가 주는 혜택이나 받으면서 살면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없고 게을러 질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럴 수도 있다. 캐내다,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에서 각자 복지 혜택을 누리며 스스로 발전을 하지 않고 매 주어진 하루를 소비하는 삶을 사는 것은 한국에서 얼핏 미덕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게을러지거나 자기발전을 안하면 안되는 것인가? 그것을 북유럽이나 캐나다 등의 입장으로 넘겨본다면 꼭 그렇지는 않다. 사회적으로의 입장을 배제하고 동물로서의 인간도 산속에 사는 토끼나 들고양이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자기 발전에 열성을 부리지 않는다. 그저 살아갈 뿐이다. 옆에 있는 고양이나 토끼보다 더 우월해지기 위해 노력하거나 비교하며 열등감을 키우지 않는다. 어쨌건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며 행복이란 스스로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형의 만류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은 분명 행복한 일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저 게임에 내가 있다면 나는 어떤 사람에 속해져 있을까? 나는 어쩌면 5번과 비슷한 행동과 선택을 하며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최초의 문제에 주도적인 리더의 역할을 취하지 않는다. 문제인식을 분명히 한다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과 티나지 않게 생각을 공유하며 묻어가다 나의 생각이 주류가 되는 시기가 되면 그때서야 주도적인 리더의 역할을 취할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 해보는 가상의 상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5번은 게임 이후에 '착한 척 한다.'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 나 또한 비슷한 행동을 하고 비슷한 비난을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부자와 승리자에 인색한 편이다. 아마 착한 사람은 진즉에 떨어졌어야 했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이 우승 상금을 받더라도 분명 비난을 받을 것이다. 특히나 이미 커다란 승리를 쟁취한 사람이라면 분명 커다란 타겟이 될 것이며, 더 큰 도덕적 잣대를 들이 밀 것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제작진이 만들어낸 게임의 룰에서 통제를 벗어나지 않는 선을 지켜 결국 플랫폼이 인정한 합법적인 승리를 이뤘다. 영상은 꽤 재밌게 봤다. 흠잡을 것 없는 꽤 괜찮은 다큐같은 느낌이었다. 최종 우승자 또한 진심으로 인정하며 봤다. 다만 영상 이후에 일어나는 많은 비난과 논란을 듣고 찜찜해 지는 느낌이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관용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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