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계발] 뇌는 명상으로 성형이 가능하다

명상이 뇌를 바꾼다. 독후감

by 오인환


오늘날 과학에 남아 있는 3대 의문으로, 첫째, '무엇이 빅뱅을 야기했는가?', 둘째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 이론을 통합시킬 수 있는 대통일장 이론은 무엇인가', '셋째 '의식과 경험에 관여하는 마음과 뇌의 작용은 어떤 관계인가'를 든다.(Hanson & Mandius, 2009). 우주의 원리나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의 모순적 관계 만큼이나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것은 바로 우리 마음 속이다. 마음 속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그 작용은 가슴이 아닌 머리에서 이뤄진다. 머리라고 말하지만 실제 그것을 담당하는 기관은 '뇌'라는 기관이 담당한다. 이 '뇌'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명확하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힌트도 주지 못한다. 정신분석학의 역사도 비교적 매우 짧고 심리학과 의학의 경계를 오묘하게 오가는 '뇌과학 분야'는 내가 단연 관심있는 분야다.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밤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보면서 우주에 관한 공상을 하곤 했다. 어느 순간, 내 관심사는 우주에서 나의 내부로 들어왔고 결국 '뇌'라는 기관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우리 생물에게 가장 중요한 본능은 '생존본능'이다. 생존 본능에 가장 중요한 키는 '두려움', '공포', '불만족' 등 부정적인 키워드들이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저절로 혹은 본능적으로 '행복'과 '기쁨', '만족'을 꾸준없이 저절로 느껴진다면 우리 인류는 이미 탄생 직후인 400만 년 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우리를 보존 시키던 것들은 부정적인 키워드였고 이 본능은 매우 잘 보전되고 잘 전달되어 현대 우리들에게도 남아있다. 어쩌면 보존보다 진화가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저는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듯, 붓다는 이미 오래 전에 인생은 '고(고통)이라고 말했다. 그 고통의 끝을 찾아 생각해보면 결국 무(없음)이나 공(비어있음)이 된다.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이 실체가 무엇인가를 되새김질 할 새 없이 우리는 그 감정에 사로잡혀 앞뒤 분간없이 자신만의 세계로 져버린다. 두려운 감정이 들었을 때, 그것은 실체가 없고 그저 호르몬이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라는 자각을 하는 행위만으로 본능은 사라져버린다.



인간 탄생 이후 300만 년 간, 인간의 뇌는 약 3배가 증가했는데 증가한 영역의 대부분은 대뇌연합령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발생하지 않은 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을 통해 우리는 불필요한 걱정을 많이 하도록 진화되어 왔고 그 결과물로 지구 먹이사슬의 끝에서 자연을 지배하며 지구역사상 유례없는 번영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개별 객체로 돌아와 우리는 그 진화로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다만 우리가 떠올리는 그 시뮬레이션들이 실체없는 현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이것이 바로 명상수련이다. 뇌의 이런 이상과작동 현상을 잠시 '쉼' 상태로 바꾸어 주고 안정 시켜주는 것은 버벅거리는 스마트폰을 1회 재부팅 하는 것만으로 원활히 가동하게 만드는 원리와도 같다. 우리의 뇌는 전체 몸무게의 2%남짓이지만 몸 전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20~25%를 사용하는 기관임으로 우리를 구성하는 핵심(1/4)은 '뇌'이다. 뇌가 쉬지 않은 휴식은 휴식이 아니다.



붓다가 말한 세 번 째 화살은 앞서말한 '대뇌연합령'의 과작동 현상이다. 친구의 물건을 실수로 밟고 넘어 졌을 때, 순간적으로 화가 올라온다. 이것은 고통의 첫번째 화살이다. 그리고 두번째 화살은 그 친구를 보면서 분노를 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시뮬레이션은 자체적인 세번째 화살 즉, 무한대의 고통을 무한 공급한다. 꾸준히 다시금 되새김질 하듯 이전의 첫 번째, 두 번째 화살을 떠올려 '왜 저 녀석이 그랬을까?', '일부러 그랬을까.', '나는 왜 피하지 못할까' 등등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마지막 세 번째 화살을 스스로 무한대 공급하여 고통 받는다. 여기서 세번째 화살의 실체는 친구에게서 오지도, 친구가 와둔, 물건으로부터 오지도 않는다. 스스로 만들어낸 허상에 스스로 고통을 겪으며 외부로의 불필요한 에너지를 방출할 뿐이다. 단 1회였던 첫번째 화살과 두 번째 화살에 비해 세번째 화살에는 제한이 없다. 무한대로 반복, 확산되며 꾸준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이것은 학습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멈추는 것은 명상수행을 통해 가능하다.



세 번째 화살은 대게 부정적인 것들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쉽게 넘어가는 감사하거나 행복한 일들을 꾸준하게 꺼내 재생산하는 일을 반복한다면 이 또한 학습가능한 일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매일 감사일기를 작성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은 명상이거나 감사한 마음 갖기다. 그들은 꾸준한 훈련과 습관을 통해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뇌를 가지고 있다. 그 뇌는 태어나기도 하겠지만 분명하게 만들어졌다. 우리는 스티브잡스나 빌게이츠와 같은 부자들의 겉에서 보이는 습관을 따라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들이 정작 보여주지 않고 있던 '뇌 활용습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려하지 않는다. 오랜기간 꾸준하게 학습되고 훈련된 뇌의 효율과 그렇지 않고 부정적인 모습으로 변해버린 뇌의 효율은 같은 일을 함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생긴다.



명상을 한다는 것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다. 고통을 고민과 비슷한 맥락으로 봤을 때, 알프레드 아들러는 모든 고민이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우리가 얻는 대부분의 고통도 사실 따지고 보자면 관계에서 비롯된다.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뇌의 진화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영장류의 출현과 함께이다. 대략 8,000만 년 전 지구상에 처음으로 영장류가 등장했다. 이들은 하루 중 6분의 1에 해당하는 4시간 정도를 동료의 털을 골라주는데 할애했다. 그리고 동료의 털을 잘 골라 줄수록 스트레스를 덜받는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상대에 대한 이해도와 이타심이 높을수록 스트레스에 자유로우며 행복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타인의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읽어 내는 능력을 마음이론(theory of mind, TOM)라고 부르는데 이 능력은 전전두엽과 측두엽에 있는 신경원들에 의존한다. 이곳을 활성화 시키기에 명상은 꽤 유용한 수단이다.



대략 1만 시간~ 5만 5천 시간 정도 명상 수행을 했던 175명의 티베트 승려를 기능성 자기공명 영상장치로 뇌 영상을 촬영했을 때, 이 모두가 좌측 전전두엽의 활동이 우측 전전두엽에 비해 우세하였는데 이는 명상이 열정적이고 낙천적이며 행복한 마음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을 과학의 시선에서 입증한 첫 사례라고 한다. 승려가 아닌 대부분의 일반인들도 하루 40분씩 60일에서 1년 정도 마음챙김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사고가 명료해며 어려운 상황을 대처해내는 능력이 높아지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상 수행 후에 왼쪽 전전두피질이 우세해지고 대게 유쾌하고 낙천적이며 열성적이고 불안없는 성격을 띄게 돼었다. 명료하게 어떤 이유로 명상이 좋은지 모르던 사람들에게 이 내용은 꽤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20210623%EF%BC%BF224245.jpg?type=w773
20210623%EF%BC%BF224248.jpg?type=w773
20210623%EF%BC%BF224252.jpg?type=w773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경제] 소유종말의 시대_구독경제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