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10년 가까운 시간을 거주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누군가는 헬조선을 떠나 뉴질랜드라는 좋은 나라로 갔는데 왜 다시 '헬조선'으로 돌아왔냐고 묻는다. '헬조선?'
'흙수저', '헬조선', '탈조선'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그곳에서 영주권 신청자격이 됐음에도 영주권을 받지 않았다. 잘 살고 못사는 것은 국가의 탓이 아니라, 스스로의 재량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선에서 지옥이었다면, 도망친 곳도 다르지 않다. 취업이 되지 않는다거나, 빈부격차가 심하다거나 야근이 많다거나 갑질문화가 팽배하다고 말한다. 이곳은 희망이 없는 곳이고 살기 힘든 나라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당신이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이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은 전 세계 190개국을 비자없이 갈 수 있다. 대한민국 여권파워는 세계 2위다. 이것은 모든 나라의 국민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지 않는 것과 갈 수 없는 것은 다르다.
'한국은 헬조선!!' 이라는 글을 쓰고 읽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신이 이미 낙원에 있음이 증명된다. 전 세계에서 인터넷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는 27억 6800만명이나 된다. 또한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스마트폰으로보고 있다면, 당신은 25억 명의 다른 지구인이 갖지 못한 최신 문명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예수를 믿겠어요.', '오늘은 알라를 믿겠어요.'라고 언제든지 말해도 국가로 부터 어떠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당신은 다른 지구인 40억보다 종교적으로 자유를 인정받는 곳에서 살고 있다. '시리아~, 지니아~, 하이빅스비~'를 외치고 인공지능이 대답하는 환경은 어디에나 주어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인공지능 보급률이 세계 3위다. 의료시스템의 효율성은 세계 4위다. 당신이 일부러 죽지 않는 이상, 다른 나라에 비해 질병으로 죽는 것이 어려운 나라다. (그래서 자살률이 1위인가.;)
태어나면서 저절로 알게 된 '한국어'는 전세계에서 14번 째로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다. 이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당신의 모국어로 소통할 수 있는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독일어는 16위, 프랑스어는 15위이다. 한국어의 파워는 그만큼 강하다. 이는 한글의 파워로도 이어진다. 전세계 7억 9300만 명은 글을 쓰고 읽을 줄 모른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자체만으로 초등, 중등 교육을 받고 글을 읽을 수 있는 혜택을 받았다. 이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전세계에서 아직도 10명 중 한 명은 글을 모른다. 글을 아는 것을 넘어 고등교육을 국가가 의무로 취학시켜 줬다면, 이또한 엄청난 혜택을 받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고등교육 취학률은 세계 3위, 교육복지 수준은 세계 2위, 학업성취도 역시 세계 2위다. 초등 수준에서도 미취학되는 비율은 수억이 넘는다. 이것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헬조선'이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굉장히 미안해 해야 할 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국민이 1인당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세계 2위고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1위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엄청난 풍요를 누리며 그 위험은 전 세계 다른 국가에 함께 나누자고 하는 국민인 샘이다. 우리는 또한 전기라는 에너지를 세계에서 8번 째로 많이 사용한다. 이는 세계인들의 평균보다 340%나 쓰는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다. 1인당 석유소비는 세계 5위다. 참고로 말하자면, 프랑스가 9위, 독일은 10위, 영국은 11위, 러시아가 14위, 중국은 18위이다. 비산유국 중에 네덜란드를 제외하고 이처럼 많이 사용하는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유일하다. 우리 국민은 시멘트를 세계에서 5번 째로 많이 소비한다.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9위다. 자원 없는 나라에서 이처럼 무지막지하게 사용하기 쉽지 않다. 1인당 물 사용량은 13위로 독일(20위)이나 중국(14위)보다 많다. 전 지구인이 함께 공유하는 환경이라는 것을 이처럼 내 멋대로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국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국민 1인당 소비량으로 봤을 때, 한국인은 중국인보다 월등하게 많은 소비한다. 풍족하게 쓰고 책임을 전 인류로 나누면서 헬조선이라고 하는 것이 어쩐지 인류 전체로 봤을 때, 배부른 소리 같이 들린다.
먹는 것도 굉장히 풍족하다. 우리 국민 1인당 해산물 소비량은 세계 1위다. 해산물은 신선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식품이다. 이 식품은 다수의 국가가 풍족하게 섭취하기 힘든 식품이다. 굉장히 조밀한 유통망과 기술력, 소비력이 받쳐줘야 한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우리는 육류소비량 또한 세계 14위인데, 이는 벼농사를 짓는 국가치고는 많은 편이다. 우리는 많이 먹고, 많이 놀고 많이 쓴다. 그리고 불평한다. 우리 국민은 1인당 계란을 세계에서 19번 째로 많이 소비한다. 이 또한 콜레스테롤의 위험성에 대해 노출하며 소비량이 줄어서 만들어진 숫지다.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국민이다. 1인당 연평균 영화관람횟수가 세계 1위다.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이는 건강한 나라, 선진국이라고 하는 뉴질랜드(13위), 프랑스(11위)보다 월등하게 높다. 여기서 태어나지 않은 다른 전 세계인의 평균보다 13년이나 더 길게 살 수 있다. '세계안녕지수'라고 해당 국가의 건강도를 살폈던 조사가 있었다. 해당 조사에서 한국은 국민이 건강한 나라 9위기도 했다. 국가가 '헬'이라는데 잘먹고, 잘쓰고, 건강하지만 '헬'이라고 하는 것은 투정이다.
대한민국 범죄율은 지독하게도 낮다. 10만 명을 기준으로 아동성범죄율은 11.8이다. 이는 일본 22.4나 뉴질랜드 172.4, 스웨덴 420.4와 비교할 때, 엄청나게 낮은 숫자다. 폭행발생률 또한 126명이다. 이것 또한 뉴질랜드 227.9, 스웨덴 639.8보다 수 배는 낮다. 아마 폭행은 '음주'와 연결되는 사건인데,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더 낮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절도는 591.9이다. 뉴질랜드 2,279나 스웨덴 4,002와 비교할 때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 택배를 집 앞에 놔두어도 아무도 훔쳐가지 않는 나라는 많지 않다. 카페에서 잠시 화장실 다녀 올 때, 지갑은 물론 노트북과 핸드폰을 두고 가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압도적으로 적은 숫자는 차량절도다 우리나라는 12.3이다. 프랑스 269, 뉴질랜드 399이다. 외국은 차 안에 가방을 두고 나갔다오면, 차 문을 깨고, 가방을 훔쳐간다. 그래서 차라리 차문을 열어 놓으라는 웃지못할 농담도 적지 않게 들린다. 주거침입은 71이다. 스위스 412, 뉴질랜드 886이다. 우리나라는 요즘 거의 스마트도어를 사용하는데, 이것 또한 당연한 것이 아니다. 옆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스마트도어를 찾기 힘들다. 성범죄율은 40이다. 이 또한 뉴질랜드 76이나 스웨덴 190에 비해 낮다. 강간률도 11.5다. 뉴질랜드 29.6, 스웨덴 58.9이다.
한국을 버리고 낙원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거든 한국에 남아, 이 나라를 조금 더 고쳐쓰는 방향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무언가를 버릴 때는 내가 버리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것이 월등하게 좋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냥 거저 주워졌다고 믿는 대부분의 것들은 사실 그렇지 않다. 언제나 대통령을 욕할 수 있고 표현의 자유를 온라인에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민주주의를 자주적으로 세운 나라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세계 국방력이 6위이면서 초강대국의 최우방국이다. 주변국은 운이 좋게도 엄청난 시장을 갖고 있는 대국들이다.
우리가 양극화를 이야기하며 금수저, 은수저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실제로 지니계수나 엥겔지수를 보면 한국은 황당할 정도로 평등한 수치로 나온다. 한국은 비교적 평등한 국가이며 높은 아파트 값이나 실업률이라고 하지만 굉장히 살만한 나라다. 모든 분야에서 좋다고 할 수는 없다. 형편없는 숫자들과 괜찮은 숫자 중 어떤 것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글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너도 나도 탈출해야 하는 나라라고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우리 반에서 진도를 맞춰 나가지 못했다면, 옆 반으로 가도 마찬가지다. 개선해야 할 것은 교육제도도 있지만, 나에게 있는 잘못은 없는가 살펴봐야한다. 세계 1위(미국), 세계 2위(중국), 세계 3위(일본), 세계 8위(캐나다), 세계 10위(러시아)의 인접국이다. 미국이 독립하면서 북미가 세계 최대 무역대륙되는 과정에 아이러니하게 동아시아는 태평양을 끼고 무역선이 갈 수 있는 있으면서도 최인접국처럼 되어 버렸다. 또한 지구의 좌전에 따른 편서풍, 북태평양해류를 통한 최적의 항로가 생겼다.
흔히 말하는 '국뽕'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우연히 '한국을 평가절하하는 글'을 읽고 저도 모르게 욱하고 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