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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Nov 29. 2021

[일상] 아이들과 신호대기 중 UFO를 봤습니다.

2021년 11월 29일 오후 5시 18분 제주 남서 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물체를 봤다. 서쪽으로 멀어지다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이 물체를 보고 아이들은 '비행기다!!'라고 외쳤다. 나는 재빨리 휴대폰으로 찍고 아이들에게 말해 주었다. '비행기가 아니야!' 유대교와 기독교의 경전 모음집으로 성경은 가장 영향력있고 신성한 책으로 여겨졌다. 이 책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이다. 이 책은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훔쳐간 책이기도 하다. 보통 호텔에 비치되어 있는 성경이나 개인 도서관에서 사람들은 성경을 다른 책들보다 훨씬 많이 훔쳐간다. 1491년 새롭게 지어진 수도원에 벽화가 필요했던 로마 교황청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수도원 속 벽화를 그려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벽화 '최후의 만찬'을 그리기로 한다. 벽화에 들어갈 모델을 찾아 오랜기간 해메고 다닌 그는 19세의 선한 인상의 한 젊은이를 만난다. 그의 모습에서 예수를 떠올린 다빈치는 그를 예수의 모델로 쓴다. 하지만 그외 나머지 제자의 모델을 다 찾았지만, 예수를 배반했던 유다의 모데를 찾지 못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로마 시장은 로마 지하 감옥의 사형수 중에서 유다의 모델을 기용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다빈치는 그 사형수 중에서 가장 악독한 모습의 한 죄수를 선택한다.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가룟 유다의 모습이었다. 그 사형수와 작업을 함께 하던 다빈치는 모든 작업이 끝나자, 사형수에게 작별을 고한다. 하지만 이 사형수는 다빈치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한다.

'당신의 그림 속에 6년 전 예수의 모델이 바로 나였소'

가장 선한 이와 가장 악한 이를 골라 모델로 기용했던 유대와 예수가 있던 '최후의 만찬'은 결국 같은 인물이 선과 악을 담당하고 있었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의상과 함께 유학길에서 경험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원효와 의상은 당나라 유학길에 어느 무덤 옆에서 잠을 자게 된다. 잠결에 너무 목이 말라, 주변에 있는 물을 잠결에 마신 원효는 너무 꿀맛같은 물을 마시고 단잠을 이어 잔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고 자신이 잠결에 마셨던 물이 해골물이었다는 사실로 그는 토악질을 한다. 사물 자체에는 선과 악도, 정과 부정도, 의와 불의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음을 원효는 깨닫는다. 그는 유학길을 포기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한국 불교 사상의 발달에 크게 기여하여 해동보살로 불리게 됐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돈이 많던 어떤 부자가 넝마를 뒤집어쓴 거지꼴을 하고 다니던 '탁발승'을 보고 안타깝게 여겼다. 그에게 동정의 마음으로 적선을 하려했으나 이 '탁발승'은 감사의 표시도 하지 않고 당당하게 받는다. 이를 괴씸이 여긴 부자는 탁발승이 배품을 받았음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뻔뻔함에 화가 치솟아 올랐다. 하지만 탁발승은 그 부자에게 공덕을 쌓을 기회를 주었기에 감사해야할 까닭이 없었다. 누군가를 보다보면 '참 불쌍하고 안타깝다.'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참 바보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가 실제로 그러하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기준짓는 데는 '나'만 있을 뿐, 상대가 있지 않다.
다시 UFO의 이야기를 하겠다. 내가 오늘 본 UFO는 사실 비행기다. 나는 이 비행기가 하늘을 지나가며 비행운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그러다 어느 정도 그 대상이 흐릿해지자, 아이들에게 '저것을 UFO라고 한다'라고 알려 주었다. 세상에는 내가 믿지 않는 것들이 많다. 산타클로스를 비롯해, 허무맹랑한 미신들이며, 염력이나 시간여행이나, UFO, 귀신, 초능력 같은 것들이 그렇다. 나는 그런 것들을 전혀 그리고 아주 1%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그것이 있다고 믿는 것에는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할 뿐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 하늘에는 UFO를 비롯해 외계인과 같은 생명체가 득실 거렸다. 물론 앞서 말한대로 이 것은 실제 대상이 존재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그렇게 믿고 있던 세상을 살았음으로 그랬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아이들이 UFO가 있다고 믿었으면 좋겠다. 비록 내가 그것이 없다고 믿으면서도 아이들은 있다고 믿기를 바란다. 12월 25일이 되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잔뜩 실고 루돌프를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믿는 것 처럼, 세상에 알고 싶은 것 투성이이기를 간절하게 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마트 쇼핑'을 가기로 약속했었다. 쇼핑을 가던 중 만난 반가운 비행체 때문에 오늘도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해줬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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