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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Feb 07. 2022

[역사] 지난 100년 우리는 무엇을 겪었나

거꾸로 읽는 세계사 독후감


 "동양 윤리의 근간을 이루는 '유교'는 '공자, 맹자, 순자'를 통해 계승 됐다." 이 말을 들으면 얼핏 순자가 맹자를 이어 계승하고, 맹자는 공자를 바로 이어 계승한 것 처럼 보인다. 참고로 공자는 기원전 551년 전 사람으로 맹자보다 대략 200살 가까이 많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모차르트의 차이와 비슷하다. 혹은 정약용의 나이 차이와도 비슷하다. 18세기와 21세기의 사람은 아주 다른 종류의 사람이다. 생각하는 방식과 의복, 말투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현대부터 거꾸로 역사를 셈하다보면 극하게 변화된 세계를 만난다. 반면 374년 출생한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은 '삼국지'의 동탁보다 무려 235년이나 늦게 태어났다. 즉, 미인도를 그렸던 조선3대 풍속화가 '신윤복 선생'과 인기가수 '아이유'의 나이차이다. 이처럼 명확하게 다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서 가까울수록 변화는 빠르고 급하다. 또한 멀어질수록 변화가 느리고 더디다. 근 100년 간 우리가 겪었던 일들은 엄청나게 많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민주주의라는 국가 형태를 전 세계가 공유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인공위성을 쏘아올렸다. 이처럼 빠른 100년을 볼 때, 거꾸로 거슬러 위로 올라갈수록 얼마나 현대까지 도달하는데 급한 정세들이 겹겹이 쌓였는지 알 수 있다. 역사는 '가속'한다. 기원전 220년에 만들어진 만리장성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2,000천 년이나 차이가 난다. 즉 다시 말해, 만리장성이 쌓이고 서울시 송파구에 제2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진 기간과 피라미드가 쌓이고 만리장성이 세워진 기간이 같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역사에서 현대를 이해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더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100년이다.



 최근 100년 간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20세기의 개막을 알리는 드레퓌스 사건으로 시작하여 사라예보 사건이 일어난다. 1914년 보스니아의 한 청년이 쐈던 총알 하나로 세계가 급변하게 시작했다. 물론 이 사건이 모든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이 사건은 원인이 아니라 명분으로 그 이전부터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던 일들은 명분 찾기에 혈안된 상태였다. 사라예보 사건으로 유럽은 내전에 들어간다. 협상국과 동맹국으로 나눠져 시작한 싸움에는 총 4천 만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동맹국은 해체되고 전제군주제가 몰락했다. 여기 저기서 산발적으로 발전하던 역사는 새로운 문명국들끼리 대립하는 일이 많아진다.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일어난다. 미국에서는 대공황이 일어나고 중국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한다. 세계가 마치 현대라는 자석으로 빨려 들어가듯, 탄력을 받으며 모양새를 갖춘다. 독일에서는 공산당을 강하게 탄압하며 히틀러가 집권한다. 세계의 역사가 급격하게 융합되며 충돌하고 섞인다. 최근 100년을 보면 우리가 마주한 미래가 어떻게 발전할지, 그 속도는 얼마나 빠를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1, 2차 세계 대전이 중요한 이유는 그 전까지의 전쟁 양상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대게 인류의 전쟁을 보자면 군대를 한곳으로 징집하고 도보로 이동한 뒤 전장에 모여 집결 후 상대 병력과 전투를 벌였다. 즉, 전황을 전달받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고 보급 예측도 커다란 이슈이기도 했다. 다만, 1, 2차 대전 이후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도보로 집결지에 모인 뒤, 보급품을 받고 전투를 치루는 것이 아닌, 즉각적인 대처와 보급이 가능한 전투였기 때문이다. 유럽 곳곳에 놓여진 철도는 전쟁 중 전황을 신속하게 확인받고 보급이나 추가 병력투입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즉, 국가 간 총력전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보급이 원활해지자, 전쟁은 '참호전'으로 바뀐다. 평지에서 만나 전투를 벌이던 과거와 달리, 땅을 파고 참호 속으로 들어가 보급된 물자를 쏟아 부으며 장기전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참호전을 격파하기 위해 상대쪽에서는 기계화 사단이 필요했다. 또한 반대쪽에서는 '비행기'가 전쟁에 활용됐다. 2차세계 대전의 막을 올렸던 '핵'이 실제 전쟁에서 활용됐다. 당시 '핵'은 비행기로 투하 지점까지 간 뒤, 투하해야했다. 이에 직접 비행기를 띄우지 않고도 적지에 핵무기를 실어 날릴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미사일 기술은 '우주개발'이라는 명분을 두고 더 치열해졌다. 유럽이라는 대륙을 사이에 두고 있는 소련과 미국 간의 군사 경쟁은 '미사일', 즉 우주 항공 기술로 발전됐다. 인류는 이 짧은 100년의 시간 동안, 반영구적인 에너지인 '원자력 에너지'를 얻었고 달의 표면에 착륙하는 등 엄청난 과학적 업적을 이뤘다.



 역사의 긍정적인 부분만 들쳐보자면 그렇다. 다만 역사는 해결되지 않는 갈등도 짊어진 채, 현대로 왔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그렇고 남과 북의 분단도 그렇다. 얼마 전까지 지구상에는 '특정인종'을 '노예'로 거래했다. 또한 유럽열강들이 임의로 설정한 아프리카 국경도 마찬가지다. 백인들은 실제로 한번도 발을 디뎌 본 적 없는 아프리카의 지도에 자를 대고 선을 그었다. 역사적 배경이나 지형특성, 부족의 분포에 대한 이해없이 설정한 경계선은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부족간의 다양한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유시민 작가 님의 글은 흡입력이 강하여 쉽게 읽히고 쉽게 몰입된다. 흥미로운 주제에 능력있는 작가의 글이라 너무 재밌게 읽었다. 글의 후반에 등장하는 '자연과학'의 내용은 읽는 재미를 더욱 두텁게 한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근현대 이야기한다. 현대와 미래를 알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사의 시발점이 '근현대'라는 것을 그는 말하고 있다. 또한 근현대를 제대로 알고 앞으로의 미래를 현명하게 대처하자는 인류의 자소서 같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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