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독가'이기도 하고 '촌'에 거주하기도 하며 '육아'를 하기도 한다.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경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뭐가 있나 생각해봤더니 '영어'가 그나마 남들보다 접할 기회가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나 지식을 그냥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만 해도 세상에 없던 '무'가 '유'가 되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먼저 알고 있던 것들을 혼자서 썩이지 말고 남들을 위해 사용해보기로 했다. 앞으로 꾸준하게 영어 단어 암기법에 대한 포스팅을 올릴 예정이다.
나는 영어 단어를 암기할 때, 무조건 믿는 철칙이 있다. 세 단계로 암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첫째는 어원이고, 둘째가 연상이고 셋째가 무식하게 암기하는 것이다. 어원으로 암기하는 영어 암기법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하나를 알게 되면 그것이 파생해내는 여러 가지를 함께 알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우리는 호감과 비호감이라는 두 단어를 분리해서 암기하지 않는다. 이 둘은 성질이 비슷하다. 하지만 유독 학생들은 cover라는 단어와 discovery라는 단어를 분리해서 암기하려 든다. 이는 엄청난 실수다. 그런 실수를 범하게 된다면 quick과 quickly를 따로 외우는 것처럼 비효율적인 암기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접두사와 접미사가 붙어가며 새로운 단어를 창조해 낸다.
심지어 인간의 뇌가 한계가 있어서 그런지, 인간은 cup, paper, coat라는 명사를 여러 개 만들어내고 그것이 빠릿빠릿 생각나지 않아 that이나 those와 같은 대명사들을 탄생시켜야 했다. google이라는 단어는 명사로 시작했지만 It is googlable.(구글에서 찾을 수 있어)처럼 형용사로 쓰이기도 하고 I googled you(나는 너를 구글에 검색해봤어)처럼 동사로 쓰이기도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기 때문에 효율성과 경제성을 매우 중요시 생각한다. 불필요한 어휘는 자연적으로 도태되고 사라져 간다. 하나로 사용 가능하면 꼭 재활용을 하려고 한다. 명사로 태어났지만, 이를 명사뿐만 아니라 동사나 형용사 부사 등으로 재활용하고 싶어 한다. cup은 컵이라는 명사지만 It's cupping이라고 하면 컵처럼 감싸다는 의미로 사용 가능하다. 영어만 그런 것은 아니다. '운동'이라고 하는 명사는 '운동하다'라는 동사로 바뀌어 쓴다. 그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운동된'이라는 형용사로 재활용하기도 하고 '운동하게'라는 부사가 되기도 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to 부정사라는 어려운 문법 용어 뒤에 숨어 있지만 exercise라는 단어는 'to exercise'로 바꾸어 '운동하는'이라는 형용사가 되기도 하고, exercising처럼 앞과 뒤에 형태를 바꾸면 동사가 됐다가 명사가 됐다가, 부사가 됐다가 형용사가 되기도 한다.
결국 단어는 재활용이다. 그러므로 그 뿌리를 알게 되면 여러 가지 파생되는 단어를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key'와 같이 뿌리를 알 수 없거나 뿌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단어들도 존재한다. 그런 경우에는 무조건 연상법으로 넘어가야 한다. 즉, 내가 알고 있는 '차키'를 연상시켜 key를 외운다던지, '키가 큰 key'라고 연상법으로 외우는 방법이 있다. 우리 인간은 완전한 창조성을 지닌 동물이 아니다. 우리의 뉴런은 수조 개의 세포를 미세한 화학물질을 이용해 전기로 자극하여 상호 연관시키며 활성화된다. 결국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에 붙어야 쉽게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물이 물과 잘 섞이고, 불이 불과 만나 자연스러운 하나의 불이 되는 것처럼' 이미 알고 있는 것과 합쳐져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심리학에서 누군가가 완전히 새롭거나 불안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우리의 뇌는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기억에서 가장 비슷한 기억을 끄집어내어 연결시키려는 무의식이 있다고 한다. 그런 기분 때문에 우리는 가장 익숙지 않은 상황에 '데자뷔'라는 특이한 경험을 함으로, 그것이 언제 어딘가에서 본 듯한 착각을 일으켜 정서를 안정시킨다. 그렇다. 연상법은 '메인'이 되는 암기법이 될 수 없지만, 어원을 보조하는 보조수단으로 매우 효과적인 암기법이다. narrative라는 단어는 '이야기'라는 명사이다. 이것을 외우기 어렵다면 이것의 어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한 번 떠올려 보는 것도 중요하다. narrate는 어디서 들어봤지? narrator는 '내레이터'인데 어디서 들어봤지? 하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내레이터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니까. narrative는 이야기라는 뜻이 되는 거구나. 하는 식의 연상 말이다.
이도 저도 되지 않을 때는 그냥 무식하게 깜지를 써가면서 무식하게 외우거나 여러 번 보는 방법밖에 없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외워지지 않는 단어는 어쩔 수 없다. 그냥 많이 봐야 한다.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예시 중에 하나가 바로 '구석기 이론'인데, 우리 인간이 구석기시대에 뭉툭한 돌을 던져 깨서 날카로운 돌을 주어 쓰는 뗀석기에서 그것을 갈면 날카로운 돌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69만 년이 걸렸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단순한 사실 하나를 얻어내는 데는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들어가지만, 하나를 알아내기만 한다면 신석기에서 청동기로는 8천 년 밖에 걸리지 않게 되고 청동기에서 철기로는 6천 년 밖에 걸리지 않으며, 그 뒤로 1200년 뒤에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500년 뒤에 만유인력을 발견하며 200년 뒤에 상대성이론을 깨닫고 50년 후에 인류를 달에 보냈다.
최초에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노력은 인류의 구석기와 같다. 한 번 구석기라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지식은 탄력을 받으며 신석기, 청동기, 철기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확장되어간다. 앞으로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을 공유함으로써 많은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겠다. 최근 강성태 님과 경선식 님의 영어 단어 암기법을 둘러싸고 많은 사람들이 말이 많은데, 맞는 방법이라는 것이 어딨겠는가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 외우던 외우면 좋은 것이니, 둘 다 차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