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May 08. 2022

[생각] 제대로 보고 있는가_아이의 그림이 좌우반전


 동, 식물 내에서 발견되는 알칼리성의 원료로 만든 제품이 있다. 보통은 식물에서 많이 발견되는 성분을 위주로 제조되는 이 제품은 사실상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다. 이 원료가 우리 몸에 흡수되면 사실상 만병통치약급으로 취급되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을 분비 시킨다. 코르티솔의 경우에는 감염에 의한 질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질병에서 처방가능하다. 이것이 들어오면 일시적으로 집중력이 향상되고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도파민을 분비킨다. 분비된 도파민은 우리에게 행복한 감정을 키워준다. 각성효과도 뛰어나서 문학계나 과학계의 사람들도 위대한 업적을 앞두고 도움을 받았다. 앞서말한 도파민은 행복과 운동조절능력을 향상시키고 의욕과 기억인지을 돕는다. 즉각적인 스트레스를 해소에 탁월하고 또한 식욕을 억제한다. 여기에 포함된 '감마아이노낙산'은 불안감 과 긴장감을 해소한다. 베타 엔돌핀 또한 긴장감을 완화하고 불안감 해소를 돕는다.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세로토닌' 분비도 한다. 세로토닌은 식욕억제를 돕고 기분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글루타메이트'는 기억력과 학습력을 증진시키고 아세틸콜린은 인지력을 향상시킨다. 영국의 글래스고(Glasgow)에 거주하는 메이시 여사는 젊은시절부터 75년 간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이 원료를 이용한 제품을 사용하여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영유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의 산골마을인 로제토는 이탈리아의 가난한 광부들이 미대륙으로 이주하여 정착해 만들어진 곳이다. 1950년대 후반 오클라호마 의과대학교수이자 의사였던 스튜어트 울프가 이 곳을 지나다 우연히 이 마을 사람들이 심장마비 환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뒤로 실제 조사를 해보니 로제토 마을에서 55세 이하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 마을에는 알콜중독자도, 약물중독자도 없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심장마비로 인한 남성 사망율이 높아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던 차였다. 소식을 알게된 미국의사협회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이 곳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운동을 열심히거나 특별하게 좋은 음식을 먹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건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장수 마을이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었던 원인은 다양했다. 해석에 따라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지역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로 앞서 말한 식물성 물질을 이용한 제품을 즐긴다는 사실이 있었다. 이 쯤되면 이 만병통치와 같은 물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금이라도 막 달려가서 비싼 웃돈을 주고서라도 그 물질을 얻어다가 사용하고 싶어진다. 이 물질은 바로 '담배'다. 글쓴이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에 따라 사용해야 할 '어휘'와 '단면'만 부각하면 이처럼 담배도 만병통치로 둔갑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담배가 갖고 있는 효능을 팔방으로 알아보려 했으나 역시나 담배는 '백해무익'이다. 겨우 찾아 억지로 연결하여 작성하여 쓴 글이 '이 글'이다. 



 니코틴은 각성효과가 있고 '인지력'을 향상시키지만 장기적으로 뇌기능을 손상시킨다. 학습력과 집중력을 단기적으로 높이지만 뇌세포에 치명적이다. 기분을 증강시킨다는 부분도 사실상 일시적일 뿐, 급격한 기분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장수'마을의 이유는 사실 '담배'가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 였다. 술, 담배를 해도 장수한다는 말이 흡연자에게 가끔씩 방어수단으로 사용되지만 실제 100세 이상의 장수 노인에 대한 통계를 보면 100세 이상의 노인 중에 흡연율은 극도로 적다. 그렇다. 어떤 단면을 보여주고자 하느냐에 따라 극적인 효과는 언제든 가능하다. 히틀러는 역대 지도자 중 '금연'을 극도로 장려한 인물이다. 그렇다고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려준 인물로 둔갑 할 수는 없다. 어떤 것의 효능에 대한 자료나 발표는 사실상 조사자가 '타겟'하여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가령 '마늘의 효능'에 대한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마늘'이 가지고 있는 여러 단면을 들입다 파는 것이다. 마늘에는 '항산화작용'이 있다. 관련 논문과 기사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다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오늘 아침에 먹었던 그 어떤 식재료에 '항산화 작용'을 함께 검색해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모든 식재료에 '항산화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인류의 과학 수준은 흔히 말하는 '노가다'에서 출발한다. 항암물질 개발을 위해서 수 백, 수 천의 샘플을 배양된 암세포 위에 뿌리고 그 숫자가 몇 일 뒤에 줄어드는지 세는 정도의 수준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만들어내지 못하며 연구자의 의도와 글쓴이의 의도, 정치적 의도, 경제적 의도를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나의 딸아이 '다율'이가 그림과 그림을 그려줬다. 그냥 평범한 그림같지만 나는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아이가 쓰는 글씨가 좌우반전 되어 있는 것이다. 글씨 뿐만 아니라 숫자와 영어도 모두 좌우 반전된 모습으로 그린다. 



 많은 부모들이 이런 아이들의 행동을 교육으로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가 인지하는 방식이 아직 완성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 나이의 아이는 '컵'을 보고 뒤집어진 컵과 바로 서 있는 컵에 대해 인지하는 속도가 성인과 크게 다르다. 즉 어떤 물체를 인지하는데 그 방식과 속도가 차이가 분명하게 있다. 우리와 똑같은 세상을 살고 있을 것 같은 아이의 시선은 사실 성인이 바라보는 세상과는 전혀 다르다. 세부사항에 대해 자세히 관찰하는 것보다는 일반화하고 단순화하여 인식한다. 위와 아래에 대한 구분, 좌와 우에 대한 인지도 미약하다. 우리는 점차 성인이 되며 이런 인지력을 향상하지만 0에서 시작한 인지능력이 100까지 꽉 차오른다는 확신은 할 수 없다. 세상은 니체와 부처의 관점처럼 '주관적인 세계'만 존재할 뿐 객관적인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완벽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극과 극으로 치닫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모든 면에는 단면이 존재한다. 그 악독한 '담배'의 효능도 뒤어 짜고 쥐어짠다면 뭐라도 나온다. 우리가 보고 느끼고 가졌던 여러 감정과 마케팅, 책, 신문 모두 완전한 것들일까?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고 살펴봐야 한다. 즉, 계몽해야한다.



작가의 이전글 [인문] 숫자는 정말 믿을 만한가_위험한 숫자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