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시간 약속을 어기는 사람_살면서 가장 피해야

by 오인환

관상에 관한 책을 본 뒤, 본의 아니게 사람을 보면 얼굴을 훑게 된다. 관상은 완전하게 맞는다고 보기 어렵다. 참고하고 보면 재밌다. 그 확률을 높게 보진 않는다. 대략 60정도는 맞고 40정도는 틀림으로 본다. 사람들 간의 대화에서 아이스브레이킹 정도로 적당하다. 눈썹이 진하고 경계가 뚜렷한 이들은 자기 고집이 강하다. 눈썹이 흐리고 경계가 부족한 이들은 우유부단하거나 자존감이 약한 경우가 많다. 눈빛을 보면 흐리멍텅한 경우와 뚜렷한 경우가 있는다. 흐리멍텅한 경우는 사실상 신뢰하기 힘들다.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책을 읽다보니 사람을 파악하는 방법에 관한 글도 많이 보게 됐다. 사람들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혹은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적은 만남으로 상대를 파악하려 했다. 사회는 오컬트적인 혹은 통계학적인 방식으로 빠르게 사람을 파악하는 방식을 남겼다. 관상이 아니라 '필체'도 흥미롭다. 필체를 보고 파악하는 건, 관상보다 더 어렵다. 물론 아마추어가 관련 서적 몇 자를 봤다고 맞춰 본다는 것도 우습다. 그렇다고 완전 무시할 수는 없다. 확실히 글씨에 '맥아리' 없는 사람과는 같은 목표로 얽히지 않는게 좋다. 그것은 글씨가 예쁘냐, 악필이냐의 성격과 다르다. 흔히 성의가 없고 힘이 없는 글씨를 가진 이들은 목표 의식이 약하고 열정이 부족하다. 아주 높은 확률로 글씨 자체를 써 본 경험이 부족한 탓에 학업성적이 우수하기 힘들다. 인간적인 면에서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을 어떨지 모르지만 업무적으로 얽히면 혼자 맡아야 할 책임이 막중해 질 가능성이 크다. 맞춰보진 않지만, 사주팔자나 명리학도 간략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출판사가 떠먹여주는 협찬제의에 입을 벌리고 있다보니, 별의별 방면으로 관심사가 넓어지더니, 다양하게 활용가능하다. 이것 저것으로 사람을 파악해 본다고 해도 가장 적중률이 높은 것은 그런류의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은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하나는 '시간약속'이다.

다른 것들이 맞아 떨어질 확률이 높아봐야 6대 4라면, '시간약속' 혹은 '가벼운 약속'을 통해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확률은 경험상 90% 이상이라고 확신한다. 이를 보고 '융통성이 없다'거나, '고지식하다.'. '꼰대같다'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시간 약속을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 그런 것이라면, 나는 그렇게 봐도 좋을 듯하다. 흔히 말하는 스마트폰 시간 기준으로 나는 1분의 융통성도 발휘하지 않는다. 정각이 약속 시간이라면 최소 59분에는 나타나야 한다. 1분 혹은 5분 뒤에 나타난 이가 웃으며 인사한다면 일단 첫인상에서 점수는 90점 깎고 시작한다. '그깟 1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신용'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게 10분 정도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한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당연하지 않다. 약속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고 심지어 10분 전에 도착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시간 약속은 '약속'이다. 대게 사람은 타인보다 자신에게 관대한 법이다. 타인과의 시간 약속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무조건적인 확률로 자신과의 약속을 우습게 여긴다. 어떤 것을 달성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과의 약속이다. 두 번 째로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약속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켜면서 타인과의 약속을 허술하게 여기는 이는 본적이 없다. 대게 그들은 타인과의 약속 또한 자신과의 약속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누구나 약속에 늦을 수는 있다. 다만 상대에게 늦는 이유와 시간 정도는 고지해야 한다. 이 또한 사회 생활에 당연한 매너지만, 이또한 지키지 않는 이들이 허다하다. 올해 초 '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한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저 시간관리법에 대한 도서를 하나 출간했다고 유난 떠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시간'이라는 단위 조각으로 이뤄진 덩어리일 뿐이다. 시간을 허투로 아는 이의 인생이 어떤 가치로 채워져 있는지는 안봐도 뻔하다. 이들이 스스로 하는 변명은 그렇다.

'내 주변은 다 이런데..' 그대의 주변환경이 결코 세상의 축소판이 아니다.

사람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된다. 첫 인상으로 파악하는 것은 더욱이 금물이다. 다만, 대게 한 두 번의 실수 뒤에 자책감을 갖지 않는다거나, 미안함을 갖지 않는 경우라면 세 번까지 지켜 볼 필요도 없다. 그런 경우에는 상대가 내 인생을 바꿔 줄 인생의 은인이 아닌 경우에, 기필코 단절한다. 차갑고 매섭게 상대의 눈 앞에서 면박을 주라는 것이 아니다. 웃으며 가볍게 자리를 하고 뒤돌아서서 다시는 그 방향을 쳐다보지 않는 방식으로 외면한다. 남들에 비해 예민하게 시간에 대해 가치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촛짐이 정각을 지난 뒤 부터, 상대가 누군지를 막론하고 감정이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이 철학을 믿지 못하고 시간약속과 약속에 둔감한 이들과 함께 한 적이 있다. 이들은 여지 없이 나의 에너지를 갉아 먹어 버린다.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들에 대한 내 감정은 '미움'이 아니라, '증오'나 '혐오' 수준으로 떨어진다. 물론 상대에게 결코 내색하진 않는다. 다만 그들의 인생을 쉽게 예단해 버린다. 20대 초반에 잠시 가르치던 학생들이 서른이 됐다. 그들은 초등학생으로 만났다. 자기 자식이라면 어린시절을 함께 했기에 하나의 '인간'으로 보이지 않을 테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생'으로 첫인상을 접하면 사실상 '인간'으로 여겨진다. 누구는 '어리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단연코 그렇지 않다. 기본적 교양은 초등학교 졸업 전에 완성된다. 그들은 성인이 되서도 거의 똑같다. 헐레벌떡 학원을 들어오며 책가방 속에 운동복 밖에 없어, 옆 친구에거 연필을 빌리는 이와 수업 시작 전에 먼저 나와서 선생님과 잡담을 나눈 아이들은 입학한 대학교 이름도, 취업한 회사 이름도 극명하게 달랐고 사회적 지위도 달랐다. 누군가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1분과 2분이지만, 주 5일을 마주쳐야 하는 이라면 1년에 240분, 480분을 빼앗는 것이다. 이것은 4시간과 8시간이다. 그깟 1, 2분이 습관인 사람과는 결단코 함께 하지마라. 매 2분을 늦는 이와 10년을 일하면 80시간이고 20년을 일하면 120시간을 좀 먹는 일이다. 내 시간은 그깟 가치없는 이들에게 나눠줄 만큼 저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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