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복수'는 왜 더 잔인해지는가_선생님이 알아서

by 오인환

"나는 남을 괴롭히지 않는다. 다만 남이 나를 괴롭히면 배로 갚아준다."

한강 몸통 시신 살인사건의 피의자 장대호의 말이다. 그는 언론에 얼굴이 공개되면서 일관적인 말을 했다.

"유족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다."

내성적이고 주변인들과 마찰을 빚은 적 없다. 술, 담배도 하지 않고 범죄 전력도 없었으며, 정신과 치료 기록도 없다. 되려 하는 일에 성실한 편이었다. 그가 자수를 하고 인터뷰를 했을 때 이런 말을 했다.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입니다.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에요."

피해자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다음 생에 또 그러면 넌 또 죽어"

평소 사회면 뉴스를 굳이 찾아보지 않기 때문에 해당 사건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스치듯 지나갔던 인터뷰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복수는 왜 더 잔인해지는가.

1968년 발표된 '박태순'의 '무너진 극장'이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이 소설에는 4월 25일과 26일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4.19 혁명 당시 시민들의 저항을 이야기 한다. 소설 주인공은 시위 과정에서 군중 심리를 말한다. 초점은 '폭력'과 '무질서'다. 군부독재에 저항한다는 명분이지만 시위는 폭력적이로 무질서했다. 명분이 있으면 행위는 정당화 되는가. 생각해 볼 문제다. 대부분의 전쟁과 테러, 범죄는 명분이 있다. 학대 피해자가 모두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가능성으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 '학교 폭력'이 위험한 이유다. 보복성 학폭으로 받은 것을 배로 돌려준다. 이 악의 순환고리 때문에 폭력은 더 잔인해지고 무자비해진다. '따돌림'은 대체로 '공감부족'에서 생긴다. 대상의 심리를 공감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따돌리는 이들은 그렇다면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이코패스 일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공감 부족은 '공감 능력' 때문에 생긴다.

자석에서 S극이 강하면 반대로 N극도 강해진다. 이는 상대적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개인으로서의 정체성 뿐만아니라, 집단을 형성하면 집단에서의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 경기가 있다고 해보자. 한국 선수가 경기력 좋기를 바랄수록, 일본 선수의 경기력이 나쁘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다수'와 '다수'가 대립하는 것은 '따돌림'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체로 따돌림의 경우에는 '다수'가 '소수'에게 향한다. 인간은 비슷한 이들끼리 몰려 다닌다. 취미가 비슷한 이들끼리 몰려 있거나, 성격이 비슷한 이들끼리 몰려 다닌다. '취미, 성향, 말투, 성격' 등. 자신과 비슷한 이들이 다수가 되면, 이들의 입장에서 '소수'는 '비정상'이 된다. 소수에 대한 증오는 '청소년'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인간 다수에게 일어난다.

각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지역과 나이에서 무작위로 섞여 언제든 자유롭게 상하좌우로 이동하는 '성인'과 다르게,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집단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다. 사회에서는 '골프'를 좋아하는 이, '테니스를 좋아하는 이', ' 포켓볼을 좋아하는 이' 등 자신과 비슷한 이들을 찾아 뭉칠 수 있다. 다만, 그저 '나이'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뭉쳐진 '무작위 집단'에서는 소수가 '따돌림'의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넷플릭스의 드라마 '더 글로리'라는 영화를 봤다. 꽤 재밌게 봤다. 다만,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되는 학교 폭력 일기'는 드라마보다 훨씬 더 몰입해서 봤던 것 같다. 학교 폭력을 당하던 여중생의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과 드라마는 모두 이를 '통쾌한 복수'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두 작품을 볼 때,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 더 처참하고, 더 불쌍해지기를 바라게 된다. 다만, 명분이 있다고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학교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도 가해자가 되는 서로가 피해자가 되는 구조다.

개인적으로 학교 폭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밈'으로 돌아다니는 '학교 폭력 멈춰!' 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임의적인 반편성이 아니라, 특정한 '다수'가 생기지 않도록 '고교학점제'를 확대하여 학생이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하여 이동 할 수 있는 교육과정 편성이 낫지 않을까.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몰입도가 너무 좋았던 책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하드코어'해지고 잔인해지기는 한다. 한 편의 고어 공포물을 본 것 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시리즈로 알고 있는데,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 할 듯 싶다. 몰입하여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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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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