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테세우스의 배는 여전히..._1일1클래식1포옹

by 오인환


농구는 '바스켓볼(Basketball)'이다. 직역하자면 '바구니에 공 넣기 게임'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농구에는 바구니가 없다. 농구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캐나다 출신의 29살 미국 체육 강사, 제임스 네이스미스(James Naismith)가 1891년 미식축구 실내 버전으로 만들었다. 규칙은 간단하다. 복숭아 바구니 2개를 3미터 높이에 못으로 고정한다. 고정된 바구니에 축구공을 집어 넣으면 된다. 농구는 그렇게 시작했다. 다만 문제가 발생했다. 골이 들어가면 사다리를 타고 3미터를 올라가 바구니 속 축구공을 꺼내와야 했다. 이로써 경기의 흐름이 끊겼다. 바스켓볼은 지금처럼 대량 득점이 가능하지 않은 게임이었다. 이 문제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됐다. 바로 바구니 밑을 뚫어 버리는 것이다. 이로써 농구는 조금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클래식이 이렇게 확장될 수 도 있구나'



누군가의 간단한 아이디어는 이처럼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고정된 관념을 깨부수는 간단한 아이디어는 때로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렵고 복잡한 것들을 수월하게 하는 것은 '클래식'에서도 있다. 품격있는 사람들만 즐기는 '저들만의 리그'라는 '클래식'의 이미지는 위와 마찬가지로 '고정관념'이다. 바구니에 공을 집어 넣는다는 '바스켓볼'에 '구멍'을 뚫어 '바스켓'을 없애 버린다. 스포츠의 본질은 '시작'이 아니라 '즐김'이다. '클래식'도 마찬가지다. 신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었거나, 인간의 본성과 감정을 노래 했거나, 자연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왜 꼭 바구니어야 하지?'



간단한 질문은 바구니 없는 농구를 만들었다. 클래식은 반드시 '클래식'할 필요 없다. 영어에서 Classic은 '일류의', '최고의', '고전, 명작', '모범' 등의 뜻이 있다. 그것이 주는 강박관념과 고정관념이 클래식에 대한 접근성을 어렵게 한다면 바로 그거부터 버려도 괜찮다.


'테세우스의 배'에 관한 역살이 있다. '테세우스의 배'에 있는 부품을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사용하다보니, 어느새인가 원래 '테세우스의 배'를 구성하던 부속품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면, 그것은 '테세우스의 배'인가?


'바스켓볼'에 바스켓이 없다면 그것은 '바스켓'인가. 클래식이 클래식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는 이미 정답이 내려졌다. 그렇다. 바스켓볼은 바스켓없이도 바스켓볼이고 클래식은 굳이 클래식하지 않아도 클래식이다.



교회에서 신과 자연을 찬양하지 않아도 클래식이다. 비교적 최근에 작곡되어 과학과 여성, 흑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클래식이다. '테세우스의 배'에서 모든 것이 바뀌고 '테세우스의 배'라는 이름만 남았더라도 그것은 '테세우스의 배'다. 인간도 매일 3300억 개의 세포가 태어나고 죽는다. 고로 모든 인간은 7년마다 완전히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난다. 그것이 테세우스의 배와 무엇이 다를까. 클래식이 더이상 클래식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나아간다. 이 클래식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비백인'를 이야기 한다. '테세우스의 배'는 그럼에도 '테세우스의 배'이고 이 클래식은 그럼에도 '클래식'이다. 뿐만 아니라 '바스켓볼'처럼 이름을 벗어나 더 많은 것을 포옹한다. 무엇을 담을 수 있는가. 단순히 이름에 갇혀 더 많은 것을 포옹하지 못하는 것은 그 본질적 의미를 상실하게 한다.



운동, 음악은 즐기는 것이 본질이다. 이름에 갇혀 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본질이 아니다.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더 평범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클래식'을 듣고자 한다면 '클레이먼시 버틴힐'의 '1일 1클래식 1포옹'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정보를 공부하려 들기 보다는 차근 차근히 하루에 하나 정도를 즐기며 그 배경을 알아가는 재미를 갖는 것이 나와 같은 비주류 인간도 꽤 즐겁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노하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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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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