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믿고 따르는 투자전문가, 아닐지도 모른다.
조*훈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76억 횡령하고 말레이시아로 도망간 사기꾼으로 검 색 된다.
그는 2003년 다음카페 선한 부자를 만들고 회원 13만을 넘게 모았다.
공중파 MBC에도 나오고, 그의 영향력과 이미지는 연예인급이었다.
당시 텐인텐(10년 안에 10억 모으기) 카페와 함께 다음커뮤니티에서 1, 2위 규모였다.
재테크 열풍에 많은 젊은이들이 선한 부자 카페를 가입했고,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처음에 대전의 작은 빌라위주로 투자를 시작했다. 1년 만에 차익실현을 거두면서 성공사례를 회원들과 공유하면서 회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는 점점 더 수익률 높은 투자상품을 찾았다. 경매를 시작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조차 없는 그가 경매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는 어수선했고, 법률적 사건 분석보다 실전경매 위주를 강의했다.
2번 이상 유찰된 사건을 찾았고, 빌라 물건이 많았다.
한 번은 위험한 구분등기물건을 공동투자로 진행했다.
실제 2억 이상 거래되는 동대문시장 옷 가게 한 호를 1억에 5명이 낙찰받았다.
저가에 낙찰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물건분석을 잘한 것이 아니었다.
동대문시장은 각 시장별로 관리사무소가 모든 것을 관리하는 체제였고, 그 관리 주체는 깡패였다.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관리사무소 깡패조직이 해당 물건을 당연 낙찰받기로 한 짜고 치는 고스톱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 5명이 깡패의 물건을 낚아챈 것이다.
우리는 낙찰받고, 명도까지 마쳤지만 새로운 임차상인을 입점시킬 수 없었다.
입점과 출점, 가게를 팔고 사는 과정까지 모두 관리사무소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1년 동안 이런 사정을 몸으로 터득한 뒤, 관리사무소에 5천만 원을 주고 해당 물건을 매도했다.
각각 1천만 원씩 손해였다.
선한 부자 카페는 그러는 중에도 회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조*훈씨에게 돈을 싸 들고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점점 많아졌다.
2008년부터 투자자들이 몰렸고, 2009년께 그는 굿(**) 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경매투자에 돌입했다. 1000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돈은 150억 가까이 들어왔고, 그의 투자는 방만했다.
그는 경매에서 고난도 물건인 법정지상권 물건을 잡기 시작했다.
건물이 올라가기 전, 땅주인이 대출을 받은 물건은 법정지상권이 성립되지 않는다.
법정지상권이 성립되지 않으면, 토지를 낙찰받은 사람이 그 위에 건설 중인, 또는 완공되어 등기가 미완료된 건물주, 건설사에게 건물을 철거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결국 건설사가 비싼 값에 낙찰자에게 땅을 사는 시나리오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어차피 건축비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땅을 매수해서 분양하면, 원금은 회복할 수 있다.
조*훈 씨가 투자자의 돈을 가로채 외국으로 도피하게 된 결정적인 실패 물건이 있다.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26-1 법정지상권 물건이다. (물건번호 : 2009-06559-001)
사진에도 2011년에는 아파트 두 동이(34평 64세대) 멀쩡하게 올라가 있다.
이 물건을 11억에 단독 낙찰 받으며 그의 삶은 무너졌다.
그의 투자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이 물건이 도로가 없는 맹지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낙찰받은 것 같다.
아파트를 완성해서 건설사, 입주자에게 지료를 받거나, 건설업체에 철거하라고 협박해서 낙찰받은 땅을 두 배 이상 가격으로 매도하는 것이 보통 법정지상권 경매 게임이다.
하지만 맹지 여서, 모든 것이 낙찰자에게 불리했다. 건설업체는 철거명령에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결국 소송으로 한 동을 허물게 되고, 그는 그때부터 조 씨는 자신의 한계를 느꼈던 것 같다.
3년간의 소송 끝에 입주한 아파트 두 동이 모두 철거되고, 진입로도 확보하지 못했다. 쓸모없는 맹지 2500평을 11억 주고 매입해서, 5년 동안 애써 싸우며 인생을 갈아 넣은 것이다. 투자된 11억 원은 그를 믿고 투자한 선한 부자 회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아야 했다.
그는 이외에도 투자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더 큰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더 위험한 물건을 취급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에 비해, 지속적으로 소송비용 등 법정 수수료가 발생했고, 그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를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수와 턱없이 모자란 능력을 밝힐 수 없었던 그는 말레이시아로 떠나기 오래전부터 준비했을 것이다.
법인 이라고는 하지만, 투자자들의 돈을 모으는 통로로 쓰였을 뿐, 전문직원이나, 소송에 필요한 변호사, 회계, 경매실제 업무담당자는 없었다. 그는 법정소송과, 채무자와의 명도싸움등을 혼자서 감당했다. 그에게 15만 명이 넘는 과분한 회원들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1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은 기회가 아니라 그에게는 재난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특히 건설사와의 길고, 처절한 철거 소송 전은 그를 지치게 했을 것이다.
결국 그는 2017년 4월 모든 자산을 빼돌리고, 온 가족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도피한다.
인터폴 수배령이 내렸지만, 아직도 그는 숨어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나와 나이가 같으니 이제 쉬운 넷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의 인생에서 2003년부터 14년간은 가장 화려하고도 가장 치명적인 세월이었음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과도한 탐욕은 투자자에게 독이다. 상대를 죽이고,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빼앗는 투자는 장기적으로 계속할 수 없다. 투자자는 나의 이익과 상대의 이익을 동시에 살피고, 서로의 해결책을 찾아주어야 한다.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설루션을 가지고 들어간다면 서로 웃으면서 끝낼 수 있다.
과도한 피해를 입은 상대가 있다면, 절대 게임이 종료되지 않는다. 이런 과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프로젝트가 누적되면, 아무리 수익률이 좋아도 멘틀이 깨질 수 있다.
투자라는 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지만, 고수는 투자라는 칼로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거기서 남는 전리품을 서로 나눠 가지는 것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이 불황이기 때문에, 불안한 미래 때문에 물건을 버리려는 사람을 찾아 그의 물건을 사주는 것이 그를 죽이고 내가 사는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시세대비 적정한 법률 비용과, 내 노력을 차감한 금액으로 경매 물건을 낙찰받아, 채무자에게 금융기관의 그늘에서 조금 가벼운 입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그의 인생을 망가트리는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입지 좋은 물건을 정정당당하게 영끌하고, 매월 발생하는 이자를 온몸으로 막는 고통을 감수하며, 시장을 기다리는 것이 투자자의 올바른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 거래에 누구도 희생자는 없다. 매래를 기회로 보는 의견과 현재를 기회로 보는 의견을 가진 자들 사이의 합리적인 교환일 뿐이다.
투자자는 오직 실력과 경험만으로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발견해서 , 그 기회에 얽힌 사람과 함께 수익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오직 높은 수익률 게임만 하는 투자자를 만난다면 조심해야 한다. 자본주의와, 정치, 유동성, 시장의 이해 없이 오직 해당 물건에 대한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우연히 한 번은 성공할 수 있어도, 절대 지속적인 투자성과를 낼 수 없다.
21년 전 조*훈님이 투자의 실력과, 약자를 긍휼히 여기는 철학을 갖추었다면, 아직도 그와 나는 친구로 만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