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톨라니의 달걀이 알려주는 하락시장의 끝.
투자자는 미래의 저점과 고점의 정확한 시기를 절대 맞출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끊임없이 그 미래 예측을 포기하지 못하는 우울한 사람들이 아닐까.
상승시장의 최고점인 코스톨라니 달걀의 과장국면에 무리하게 매수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장의 저점과 고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가 끝난 21년까지 부동산은 크게 상승했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은 그 어느때 보다 강력하게 투자를 규제하고 있었다. 저금리와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투자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사람들이 부동산에 너도 나도 참여 했던 이유는 차익투자와 가치투자를 하기 위함 만은 아니었다. 직장에서, 산업현장에서 피땀 흘려 번 돈이 급격한 인플레이션현상으로 녹아 내리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유례없이 풀린 유동성 때문에 은행에 넣어둔 내 돈이 점점 구매력을 잃고 있다는 조급함이 서울,경기를 넘어 지방에까지 폭넓게 퍼져 나갔다.
코로나가 끝나자,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초 고속으로 높였다. 2020년 3월 이후 단 한번도 올리지 않던 금리를 미연방준비위원회는 거의 한달만에 두배 이상씩 올렸다. 2022년부터 단 1년동안 기준금리 0.25에서 5.25까지 가파르게 금리를 올렸다.
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한 대부분의 매수자들,투자자들은 갑자기 높아진 금리에 발작을 일으켰다. 무방비로 쏟아지는 이자폭탄에 소유 주택을 유지 할 수 없었다. 서둘러 반값에 아파트를 던져도 받아주는 매수자가 없었다. 동시에 임대보증금도 하락해 역전세라는 이차 파도를 방어 해야 했다. 맷집이 약한 소유자들은 현금흐름이 막혀 범법자로 내몰리기도 했다.
부동산하락장은 2021년 11월부터 시작해 2년4개월 이 지났다. 고점에 물린 사람들은 쓰러지고,일부는 살아남았다. 가혹한 하락장을 버텨내고, 아직까지 살아남은 부동산 소유자들은 앞으로도 버틸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목을 조이던 금리상승은 멈추고, FED 파월은 하락할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정부는 스물세번의 부동산 규제를 멈추고 , 규제완화를 저울질 하고 있다.
시장은 이제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하락을 조금씩 지지하고 있다.
투자의 전설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제시한 달걀 모델에서 현재는 B3,A1 국면을 지나고 있다. 저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Y 지점을 통과하면서 상승 방향으로 새로운 사이클이 형성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모형에서 우리는 Y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근거는 두가지다. 더 이상 급매가 나오지 않고, 매도자는 여유까지는 아니지만 버틸 수 있는 사람들만 남아 있다. 저점임을 더 확실히 보여주는 근거는 거래량이다. 서울 평균거래량을 월 5천건 기준으로 했을 때, 2024년 1월에 실 거래건수 2천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평균의 절반도 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주택을 매수하려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반드시 팔아야 할 매도자 또한 시장에서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반증이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힘겨루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아직은 매수자 우위의 시장임이 확실하다.
과연 언제까지 부동산 하락장이 계속될까. 언제 시장의 그래프가 상승 방향으로 터닝 할 것인가.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델에서 A1조정국면이 지나면서 서서히 거래량이 늘고 상승장이 펼쳐진다고 한다. 현재시장은 상승장을 알리는 그 어떠한 신호도 발견할 수는 없다. 다만 더 이상 급격한 하락은 진행되지 않고, 지역에 따라 박스권 가격을 미미하게 보이며, 실거주 가치척도인 전세가격은 강하지는 않지만 소폭의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매매가 변동그래프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리먼 사태와 최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기에서 부동산가격은 상승했다.
시기를 월단위로 잘게 나누고, 지역별 아파트별로 미시적으로 분석한다면 그래프는 더 잦은 상승과하락의 파동을 포함할 것이다. 투자자가 거시적인 흐름과 미시적인 흐름을 동시에 파악하면서 투자 시점을 정하는 이유가 전체적인 시장방향이 상승 또는 하락이라 하더라도, 우리동네 또는 어떤 특정한 시점에는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거스르면서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단위를 6개월 이상 1년으로 확대한다면 시장의 거시적 방향과 일치하지만, 개별아파트와 개별 이벤트가 발생하는 시점에서는 다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현재의 하락시장을 보면서도, 장기적 우상향의 방향성을 잊지 않는다면 매수를 준비하는 사람도, 매도를 준비하는 사람도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하다.
부동산이 언제 하락을 멈추고 상승할지 정확히 맞추는 점쟁이는 없겠지만, 과거와 현재의 흐름과 시장의 강도를 분석할 수 있다면, 투자의 시기도 어느정도는 정할 수 있다.
단기투자자라면 상승을 확인하고 매매를 결정하고, 장기투자자라면 현재 시점도 위험하지는 않다고 본다. 투자의 최고시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점을 가지고 하락에 투자 한다면 잃지 않는 투자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