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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금택 Mar 12. 2024

연대경영학과보다 충남대공대가 더유리.

진짜 게임은 3라운드 부터다.


98년 프로그래머로 시스템 개발을 처음 시작했다. 

델파이,파워빌더, C++ 을 사용했다. 시스템 메모리를 최소로 사용하면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로직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가 인정 받았다. 

2000 대리 였을 때 기존 시스템에 밀레니엄 버그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6개월간 연도계산 관련 Function들을 샅샅이 뒤졌다. 

2004년쯤 과장이 되고, 데이터베이스와 관련 시스템 3개를 관리했다. 

2011년쯤 부장이 되었을 때는 시스템과 시스템을 통합하고, 하드웨어와 네트웍에도 관여했다. 

IT 에 대한 실무적 업무수행은 부장까지 였다. 코드와, 컨피그레이션을 조정하고 인터페이스를 기획했다. 신기술이 중요했으며, 각 시스템간의 특성과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 역량이었다. 

그동안 IT 개발과 관리자로써 쌓아왔던 기술들과  지식들이 임원이 되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 주주의 이익과 CEO가 생각하는 ROI 를 고려하려면 IT관점에서의 품질과 고난도 기술 들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마케팅 분야에서 먹히는 기술과 상품은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모습들이 아니었다. 잘 팔리는 프로덕션은 IT에서 자긍심을 느끼는 기능들이 아니었다. 개발자의 관점과 경영자의 관점은 오히려 상충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임원이 되기위해, 임원이 된 이후에는 다른 언어를 사용해야 했다. 감가상각과 ,EBITDA(차감전영업이익) 를 알아야 했다. 완벽한 기술 보다는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자격증과, 신기술 보유현황, 개발언어 사용능력, 공학의 기본적인 지식들은 IT 개발자로 취업해서 부장까지 최고의 무기가 되었다. 

임원에게 필요한 무기는 리더십, 책임감, 희생정신, 시장파악능력, 인적물적 네트웍능력 이 필요하다. 임원에게는 공학보다는 경영학이, 수학보다는 인문학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내가 그토록 자긍심을 느꼈던 분석력과 논리력은 이기심으로 뭉친 사회 관계 부적응자로 평가 되었고,오랫동안 임원이 될 수 없었다. 경영과 인문을 조금 더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면 임원 승진이 그토록 힘들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대기업입사팀 담당자는 대한민국은 제조업 국가이니 무조건 공대생들이 취업이 잘된다고 한다. 충남대 공대 와 연대경영학과를 비교해 충남대 공대가 취업이 더 잘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2라운드 까지다. 

3라운드 본게임부터는 진짜 고성능 무기가 필요하다. 2라운드에서는 내 기술을과 역랑을 팔았지만, 3라운드는 내 목을 걸고 적과 싸워야 하는 일기토 이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 자신을 희생 할 수 있는 능력과 문제에 직면해 과감히 책임질 수 있는 결단력으로무장해야 3라운드를 버틸 수 있다. 

후배가 물어본다면 나도 같은 대답을 해줄 것이다. 공대가 취업하는데 유리하다고.

하지만 동훈이는 중앙대 경제학과에 보냈다. 당장은 아빠를 원망하겠지만, 그의 인생을 처음부터 재단 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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