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첫 투자를 시작한 20년 후로 돌아간다면 아파트만 할 것이다. 아파트는 경기가 나쁠 때 가격의 하락 폭이 크지 않고, 경기가 상승할 때 다른 투자물건 보다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다. 위험은 적고, 가격 상승 가능성은 높은 아파트가 20대 직장인에게는 최적이다.
:: 위험한 자산들 (주택,빌라,오피스텔,생숙,지산...)
고등학교때 1층 단독주택 단칸방에 세 들어 살았다. 출입문 왼쪽에 작은 쪽문이 우리가족이 사는 곳이었다. 가족이 집을 비울 땐 수시로 도둑이 들었다. 심지어 눈보라가 세찬 한 겨울 밤, 부랑자가 몰래 우리집 부엌에 숨어들어 잠을 자기도 했다. 서민주택은 안전을 담보 할 수 없다.
결혼하고 맞벌이로 열심히 돈을 모아 10평짜리 작은 빌라에 전세 들어 살았다. 튼튼한 시멘트 벽과 공동출입문에 센서등 이 켜지는 걸 보고 마음이 든든했다. 여름엔 온가족이 부탄버너를 챙겨 옥상에 올라갔다. 삼겹살도 구워 먹고, 상추도 길렀다. 빌라 이사온지 반년쯤 지났을 때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윗집 화장실에서 누수가 생겨 우리집 거실로 물이 새어 들었다. 새로 한 도배를 다시 해야 했다. 해마다 장마철엔 외벽 누수로 새로 도배 하는걸 포기 했다. 골목길 술에 취한 사람들의 노상방뇨와 싸우는 소리, 시도 때도 없이 주차 차량을 이동해달라는 짜증 섞인 전화를 받았다. 이웃사촌인 줄 알았던 빌라 주민들은 모두가 주차 전쟁터에서 서로 적군이었다.
주택이나 빌라는 표준이 없다. 인터넷회선은 매립 설계가 없어 대부분 외부로 배선을 설치한다. 화장실에 콘센트가 없는 경우도 많다. 거실이든 방이든 콘센트 는 한 개만 설치되어 있다. 시공설계를 거주자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구성하기 보다는 건축비용 절감에 더 신경을 쓴다.
구축 빌라,주택이라면 설계는 건설업자 머리속에 있다.
:: 아파트 좋은건 알겠는데 비싸다.
빌라,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이 불편하고 짜증나더라도 20대 직장인이 첫 투자 부동산으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싸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상품의 진정한 가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저렴한 이유는 팔고 싶을 때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빌라와 주택의 본모습을 깨닫고 빠져나오려 할때 빠져 나올 수 없다. 수익을 가져다 줄줄 알았던 빌라,오피스텔이 골치덩이가 되었을 때, 시장에 헐값에 던져 버리는 것이다. 그것을 덥석 계약한다면, 거기서 수익을 내기 위해 아주 아주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나는 빌라에 살 면서 희망이나 투자 계획 같은 것은 없었다. 매수한 빌라에 의미를 두거나 가치를 측정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매수가 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매수자에게 미련없이 팔았다. 현재의 부동산 관련 법률과 세법으로는 불가능하지만, 2010년 이전에는 부동산 규제가 촘촘하지 않았다.
빌라를 여러 번 팔고 사면서 수익은 적은데 비해 부동산을 관리하고 유지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 됐다. 투자소득 이라기 보다 노동소득에 가까웠다.
빌라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 상품이다. 나는 임대상품을 팔고 사면서 거래차익을 기대하는 바보였다. 그러면서도 나름 변명거리는 있었다. 아파트가 차익형 부동산인 것은 알겠는데, 나의 작은 시드머니로는 아파트 투자는 언감생심이다.
:: 아파트 투자 더 싸게 할수 없나
20대 직장인은 청약과 미분양 아파트, 임대아파트(소유권이전가능한물건),전세 낀 소형아파트를 타겟으로 정하는 것이 투자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청약은 적은 돈으로 신축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다. 20대직장인은 청약가산점이 모자랄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분양 물건, 또는 무순위 청약중 입지가 좋은 신축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보자.
서울과 수도권 일원을 임장 해보면서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기초자금에 맞추어 전세가 와 매매가 차이가 많지 않은 아파트를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아파트 투자부터 시작해야 경기흐름에 민첩하게 대응 할 수 있다. 아파트는 공개된 가격과 수요와 공급이 빌라,오피스 상품보다 안정적이다. 빌라는 팔고자 할 때 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20대직장인이라면 생애최초,보금자리론 등 다양한 특례대출을 꼼꼼히 챙긴다면, 오피스텔이나 빌라 투자와 거의 비슷한 시드머니로 아파트 투자가 가능하다.
::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
아파트가격은 대부분 공개되어 있으며,안정적인 가격흐름을 갖는다. 상승기와 침체기 영향을 다른 상품과 똑같이 받지만, 가장 먼저 침체기를 벗어나는 상품이 아파트다.
직장생활에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으면서 장기투자가 가능한 종목이 아파트다. 20대엔 돈이 모자라기 때문에 아파트를 사더라도 전세 임대로 부족한 투자금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직장생활을 지속하면서 언젠간 자신의 아파트에 실 거주 하겠다는 꿈과 희망을 가지게 된다.
월급 대부분은 적금할 것이고, 스타벅스 대신 믹스커피를 스스로 타먹게 될 것이다. 꿈은 희생을 요구하며 , 그 희생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더 큰 고통은 꿈을 가질 수 없는 절망의 상황이다.
20대 직장인도, 희생과 고통을 겪으며 목표를 이루고 싶어한다. 꿈을 이루는 방법을 모를 뿐이다.
아파트를 사라. 그리고 꿈을 향해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며 20대를 불사른다면, 50대가 된 당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