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by 신기루

동물의 왕국을 보면 주로 짝짓기 하는 걸 많이 보여 준다. 사람들이 야동을 보듯이 동물의 그 짓도 궁금한가 보다. 그런데 학교에서도 사랑의 큐피드 화살은 날아가고, 연애의 계절이 왔다. 중1 아이들이 2학기가 되면서 하나, 둘 짝을 짓고 있다.


'많이 만나보고 헤어져 봐야 내가 뭘 잘못했고 상대가 뭘 잘못했고.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오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야 한다. 안 그럼 모태솔로로 늙어 죽는다.'


이런 코칭은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듣는다. 다른 건 다 제멋대로 하면서.


그래서 바야흐로 '누가 누구랑 사귄대요.'이렇게 나에게 고자질한다. 그런데 두 사람을 보면 어찌 그리 환상의 커플인지. 똑같은, '나를 닮은 너'를 만나서 다들 놀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는 복도에서 백허그를 하고 있는 애들도 있다. 점점 몸이 말하는 대로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다. 버스정류장에서, 기차역에서 , 에스컬레이터에서 꼭 안고 있는 연인들. 외국에서는 무지 자연스럽다고는 하지만 남 보기에는 좀 민망하지. 나도 젊었을 때는 버스 안에서 남자 친구 다리 위에 앉아도 있어 봤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꼴불견이지. 그래서 이것을 말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참 고민이 든다.


'인간은 동물이 아니니까 남들 보는 데서 껴안고 있지 마라.'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건지, 그냥 자유로운 감정표현을 놔두는 게 맞는지 고민된다.


'야, 교내에서는 손만 잡아. 껴안는 건 금지야.'


'왜요?'


............


요즘 마스크를 끼고 있는데 교실에서도 옆 짝꿍과 뽀뽀를 쪽 하는 걸 봤다는 샘이 있다. '에그 망측해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아마도 그 애들은 갈 때까지 갔을 것이라고 교사는 추측한다. 중 2 담임 샘이다.


성의 조숙도도 사람마다 달라서 나는 대학교 들어가서 뽀뽀를 한 사람인데 고등학교 때 친구가 남친이랑 뽀뽀한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던 게 1984년도니까 응답하라 세대라고 보면 된다. 응답하라를 보면 참 구식이라는 걸 느낀다. 녹음기를 듣고 테이프를 틀던 세대니까. 지금 인스타, 페북 세대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무 어 라 고' 가르치는 게 맞을까. 아마도 조금 있으면 복도에서 껴안고 있는 애들이 다반사이고 마스크 빼면 뽀뽀할 애들도 많고 고등학교 때 이미 갈 때까지 가보는 애들도 많을 것 같다. 에구. 나 같은 노친네는 빨리 학교를 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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