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데이데이 하면서 사람들이 날을 만들어 핑계 대며 논다. 예전에는 빼빼로 데이라고 아이들이 교무실로 많이들 가지고 왔다. 교실에 갔더니
'샘, 빼빼로 이런 거 샘이 받으면 안 되죠?'
'왜? 난 받을 건데?'
'김영란법에 걸리잖아요.'
'오만 원 이상이야. '
누가 그런 법을 만들었는지 애들이 샘한테 음료수 한 병도 주면 안 되고 교사가 받는 걸 사진으로 찍어서 고소한다고 하고. 교사가 아이 들에게 취할 수 있는 이득, 혹은 가할 수 있는 불이익이 대체 뭔지. 베푸는 것도 가르쳐야 하는데.
그만큼 예전의 사제지간이 아닌 거지. 걸핏하면 교사를 고소 대상으로 보는 요즘. 부모도 학생도 교사를 감시하는 마당에 굳이 마음을 표현할 필요 없겠지. 삭막하고 메마른 관계 속에서도 굳이 빼빼로를 주는 애도 있다. 여자 아이가 다가와서
'샘 빼빼로 줄까요?'
'아냐, 너 먹어.'
장난꾸러기 남자아이가 빼빼로를 탁자에 얹으며
'샘, 뻬뻬로 받았어요?
'아니.'
'이거 샘 드릴게요.'
'이거 네 거 맞아? 남의 것 아냐? 장난치는 거 같은데.'
나도 그 아이를 못 믿는다. 평소에 장난을 잘 치는 아이라. 진짜라면 상처 받을 말이지만
'제가 방금 사물함에서 꺼냈어요.'
'그래? 고마워.'
받으면서도 왠지 미덥지 않은 녀석. 내일 다시 만나면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말해야겠다. 그리고 내 주머니에 있는 초콜릿을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