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의 뒷모습을 보며 눈살이 찌푸려지거나 도망가고 싶다면 그 사람을 미워하는 거다.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 한없이 처량하고 쓸쓸함이 보인다. 딸이 따스하게 안아주지 못하는 엄마, 아직 내 마음의 부정적 감정의 응어리가 안 풀렸다. 서운한 감정을 말했으나 여전히 자신을 합리화하는 엄마. 너무나 단단하게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았기에 자기 보호본능만 강해져서 타인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아파 죽겠는데 누굴 이해하란 말인가.'라는 태도 때문에 아마도 내가 스스로 풀기 전에는 보기 싫을 것 같다.
어제 새벽 2시에 나가서 일을 하고 12시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갔던 남편의 등이 내 눈앞에 보인다. 바보 같은 뒷모습이 측은해서
'내가 마사지 해 줄게. 알아맞혀 봐.' 하면서
발뒤꿈치로 어깨 둥치를 쿵쿵 찍었다. 순간
'아!'하고 째려본다.
척추 부분에 발이 닿아 충격이 간 것 같다.
'아파? 살살 해 줄게. '
발뒤꿈치로 콩콩 두드린다. 등을 수그리고 앉아있다가 등이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
'잠이 오네.'
한참 두드리다가
'아, 땀나. 이제 그만. 들어가서 자.'
구부정하게 등을 수그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엄마가 치질 수술을 해서 어제 퇴원했다고 지친 몸으로 올라갔다 왔다. 자기 체력도 바닥인데 할 도리를 한다고 갔던 거다. 도리를 하고 사는 건 진짜 힘들다. 부모를 생각하고 자식을 돌볼 줄 아는 사람은 자기를 희생하면서 같이 가려고 하는 사람이다. 일단 '나' 내가 우선인 사람은 그들을 덜 챙길 수밖에 없다. 나도 예전에는 그들이 우선이었으나 이제는 내가 우선이다. 일단 내가 먼저 살고 봐야 남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학교 아이들, 가족, 형제, 친구 그들로부터 좀 멀어져 있고 싶다. 그래야 그들의 뒷모습, 뒤통수를 보고 사랑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